[TV] Supernatural 9.18 “Meta Fiction” – 벤 에들런드 되기?

 

네, 슈내 9.18 편. 오랜만에 캐스 반갑더군요. 게다가 연출가는 토머스 J. 라이트! 엉엉 안아주고 싶었어요. 토머스 라이트는 연출도 좋지만, 캐스를 무척이나 멋지게 찍어줘서 더욱 더 좋아요. 밥 싱어 옹이 캐스를 예쁘게 찍는다면 토머스 라이트는 멋있게 찍어요. 듣기로는 시즌 9 마지막회 연출도 한다는데 오오오 그러면 정말 고마울 따름이지요. 저 정말로 킴 매너스 이후에 이렇게 제게 위안을 주는 감독 오랜만이에요. 시즌 7의 17편에서 혜성같이 등장해서 저를 위로해 주신 존잘님 ㅠㅠㅠ 고맙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얘기는…

네. 저 이번 9.18 정말 마음에 안 들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제겐 지금까지 쌓여온 역치를 넘었어요.

 

 

제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는 문제 대부분이 대본작가 로비 톰슨 때문입니다. 예전에 조금 말한 바 있지만, 로비 톰슨은 시즌 7에 처음 수퍼내추럴에 들어 왔고, 7.06 Slash Fiction에서 레비아탄이 세제에 약하다 설정으로 팬과 시청자 모두에게 멘붕을 뿌린 인물입니다. 하지만 시즌 7이 워낙 바닥을 쳤기에, 로비 톰슨의 특징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보는 로비 톰슨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지금까지 어떠했는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음

* 다른 사람의 이야기 전개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음

* 다른 사람의 이야기 전개와 자기 이야기가 어떻게 충돌할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음

* 자기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비트는 것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음

 

한마디로 무신경함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시즌 7에선 도움이 되었어요. 워낙에 시리즈 전체가 붕괴 직전이었기 때문에 그 붕괴하는 데 전혀 휩쓸리지 않고 혼자서 룰루랄라 하는 게 외려 숨통을 틔워 줬거든요. 로비 톰슨을 띄워준 찰리 에피소드 7.20에서 샘과 딘이 그렇게 명랑하기가 힘들고(바비 아저씨가 귀신 되었음을 확인), 지금까지 큰 줄거리 그냥 줄줄이 바비 설명으로 때우고(그렇게 설명할 거면 앞에 점진적으로 소개한 거 다 헛짓 되는 거죠), 바비 아저씨가 그렇게 허술한 존재가 아닌데도(바비는 자기를 죽인 놈보다도 자기 주변 사람을 죽인 놈한테 더 화를 낼 인물이죠) 그냥 일단 이야기를 밀고 나가거든요. 자포자기로 밀고 나갔는데 다행히 구명정에 올라탄 에피소드였습니다.

시즌 8부터 로비 톰슨은 천만다행으로 감독을 잘 만났어요. 로비 톰슨이 연출가를 잘 만나야 한다는 건 9.04 Slumber Party편이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생뚱맞아도 전체와 조화를 이룬 8.04 Bitten편과 달리, 9.04는 정말 완전히 따로 놀고있습니다. 전에 말했지만, 다른 사람들 대본에 저렇게 해악을 끼치는 데도 그냥 통과했다는 건 작가진 사이의 소통이 없다는 얘기에요. 그래서 시즌 9 전반부가 재미를 떠나서 삐걱대는 것이고요. 수퍼내추럴 시즌 8 DVD의 서플에 8.04 Bitten 에피소드의 제작과정을 보면, 로비 톰슨의 대본을 토머스 라이트 감독이 어떻게 소화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라이트는 작품이 엇나갈 위험을 무릅쓰고 어린 배우들에게 직접 카메라를 들려줬고, 이들이 연기를 하는 것만큼이나 그 감수성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지도했습니다. 4편 경우는 대본 자체도 무리 없었지만, 이 에피소드의 진정한 성공요인은 배우를 철저하게 믿고 지도한 연출력에 있었어요. 문제는 8.17 Goodbye Stranger에서 터집니다. 로비 톰슨이 큰 줄거리 에피소드를 담당한 것이죠. 이전까지의 줄거리와 탄탄하게 이어져야 하는 에피소드를 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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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톰슨이 처음 담당한 7.06 레비아탄 세제 멘붕 역시 일종의 큰 줄거리입니다. 레비아탄이 천하무적이 아니라 약점이 있음을 발견하고, 바비한테도 어두운 과거사가 있음을 처음 보여주는 에피소드이죠. 무엇이든지, 최소 어떤 전환점을 만들려면 작가는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플롯에서 그걸 보여주건 말건을 떠나, 최소 머리 속의 스토리에는 그 이유가 있어야 해요. 세제에 레비아탄이 약하다 설정, 로비 톰슨 인터뷰에서 약점이 있어야 해서 고른 거고 별 뜻 없다고 했다죠. 이쯤 되면 그건 팬덤의 멘붕입니다. 저 정말 세제에 과학적인 걸 떠나 비유적인 이유라도 있을 거라 봤어요. 세제는 인류가 문명을 키우면서 발견한 재료니까 태초의 존재가 모를 수도 있는 거죠. 세제, borax라는 말의 장난(싸구려, 장난, 후진 물건)도 있으니, 레비아탄이 상위 1%에 대한 풍자라면 어느 정도 상응합니다. 처음에 저는 레비아탄은 점액질 – 액체 형태니까 비누같이 활성제라면 제대로 된 설명까지는 못 되더라도 어느 정도 맞을 수 있을 거라 봤죠. (전 심지어 머리 더 굴려서 지구의 존재는 탄소 기반이고 연옥에서 온 존재는 규소(실리콘) 기반이어서 최소 땜방은 가능할 거라고 봤어요) 그랬더니만 작가가 나서서 그냥 별 생각 없이 약점이 있어야 하니까 그랬다고라… 이런 행동은 팬이 맞다 아니다 이거의 차원이 아닙니다. 팬이 극에 대해서 생각할 여지의 싹을 잘라 놓아서 문제인 거에요. 팬은 단순히 보고 나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곱씹는 재미를 즐깁니다. 열심히 생각한 보람을 무위로 만드는 거 –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재미있을 거 같아서 만들었다, 이런 작가의 태도는(꼭 인터뷰 안 해도 결국 극에서 드러나죠) 시리즈에서도 다른 작가와 박자를 못 맞추기 때문에 극 전체를 위협합니다. 그리고 또한 극에 대해서 이리저리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 시청자에겐 생각하는 보람을 없애버리기 때문에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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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 에피소드가 워낙 딘과 캐스 아니 젠슨과 미샤가 길이길이 남을 개그릴을 선사해서 다들 잊어주지만, 이 에피소드 매우 심각한 내상을 남깁니다. 1) 캐스가 나오미한테서 벗어나는 게 중요한 만큼, 캐스가 천사 석판을 들고 튀어야 하는 당위성도 같이 설명 해야 합니다. 근데 안 해요. 덕분에 캐스를 판단 잘못하는 바보 천치로 만들어 놨어요. 아니 나오미한테 세뇌를 받아도 멍청한데 나오미한테서 벗어나도 멍청하면 그건 어쩌라는 건가요. 카스티엘이 천사 석판을 들고 도망길에 오르도록 쓰거라, 했더니만 캐스 바보 만들다니요. 어두침침한 데서 둘이 얼굴 만지며 러브러브 떡밥 던져봤자(이건 감독의 ㅎㅇㅎㅇ이 더 느껴졌지만) 다음 편 작가는 어쩌라고요. 2) 그 에피소드 나올 즈음엔 이미 나오미 운명 결정되었을텐데, 크라울리와 나오미 그런 사이 만들고 입 싹 씻는 건 뭔가요? 크라울리와 나오미가 그렇고 그런 사이다, 네, 아이디어 좋아요. 그런데 메소포타미아 운운 그건 예전 에피소드하고 어떻게 연결하려고요? 3) 메그 그렇게 퇴장해도 됩니까?

저는 1)도 그렇지만, 3) 때문에 뻥 섞어서 며칠 잠도 잘 못 잤어요. 왜냐하면, 시즌 1부터 활동해온 캐릭터의 퇴장을 결정했다는 건 제작진 전체의 문제이지만, 그 퇴장을 그렇게 만든 건 해당 작가의 문제라서 그래요. 메그는 단지 시즌1에서 등장한 인물 정도가 아니라, 수퍼내추럴의 영혼이나 다름 없는 킴 매너스가 처음으로 소개한 ‘샘 딘의 주적’입니다. 샘과 딘의 고정적인 첫 악역으로 등장해서 옆에서 옆구리 쿡쿡 찌르는 배역으로 진화한 모든 역사를 정리하지는 못해도 인식은 해야 했어요. 근데  그거 전혀 없습니다. 유니콘 운운이 우스웠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나한테 절절한 게 남에게는 코메디일 수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로비 톰슨이 버뱅크 콘인지 어디서인지 팬들에게 ‘메그는 악마잖아. 악마가 사랑을 한다고?‘ 이 말 날린 후로 저 제대로 멘탈붕괴했어요. 도대체 이 사람 왜 이런대요? 앞에서 나온 걸 보고 저런 말을 하면 곤란하잖아요. 저렇게 말하면 시즌 7에서 벤 에들런드가 메그에게 부여한 소명의식은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에요. 아니면 낯간지러운 유니콘을 빼던가.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나 결과상 로비 톰슨은 아무런 생각이 없이 그냥 메그한테 그런 대사를 하게끔 하고, 팬들이 무슨 반응 보일지 낄낄거린 거에요. 메그에 빙의한 레이첼 마이너가(마이너는  컨벤션에서 ‘메그가 죽는다면 캐스를 지키다 죽고 싶다’ 이러고 다녔거든요) 최선을 다해 사랑을 담아 그 대사를 진지하게 보여준 것 뿐이었어요. 저는 메그가 그렇게 퇴장하는 거 보고서, 그리고 그렇게 퇴장하는 거 허가를 한 제레미 카버를 보고서, 그리고 그 에피소드를  ‘잘 썼다'(잘 만들었다가 아니라)라고 칭찬하는 제레미 카버와 로버트 싱어를 보고서  마저 멘붕했어요. 각본가가 에피소드를 잘 쓴 것과 연출가가 에피소드를 잘 만든 건 구분해야죠. 로비 톰슨의 제일 나쁜 점이 그거라고 봐요. 자기 마음대로 남 생각 안 하고 쓰는 것을 넘어서서, 작품에 의미를 두고 쓰는 게 아니라 ‘이런 걸 넣으면 시청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겠지. 재미있겠닼ㅋㅋㅋㅋㅋㅋㅋ’ 이 자세요.

9.18 Meta Fiction은 로비 톰슨이 ‘이런 걸 쓰면 시청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겠지. 재밌겠닼ㅋㅋㅋㅋ’ 이거의 결정판입니다. 그리고. 아아아아주 정확하게, 로비 톰슨의 안 좋은 태도가 드러납니다. 로비 톰슨은 지금 자기가 슈내팬덤에서 벤 에들런드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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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얘기지만, 로비 톰슨은 벤 에들런드 수준은 커녕, 애덤 글래스나 버크너 & 로스-레밍도 못 따라갑니다. 시즌9에서 새로 들어온 로버트 버렌스하고 비교해도 버렌스가 워낙 탁월하기에 상대도 안 되고요. 솔직히, 벤 에들런드는 엑스파일의 다린 모건 급이에요. 정말 이런 작가 향후 10년간 보기 힘들 정도의 높고도 높은 존재입니다.  벤 에들런드는 우스운 이야기부터 진지한 이야기까지, 슈내와 TV시리즈 “엔젤”, “파이어플라이”,  “레볼루션”, 제가 못 본 작품에 이르기까지 웃음 속에서 애잔함과 무상함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논하고 있어요. 절대 쉽게 해석할 수 있는 작가가 아닙니다. 이 얘기는 다른 차원의 얘기니까 여기서 접을게요. 로비 톰슨이 꼴찌를 면하는 건 맨 아래 있는 제니 클라인이 액면 그대로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덤 글래스는 레슬링 선수같은 외모와 달리 소녀소녀한(?) 감수성이 특징입니다. 이전 작업이 “콜드케이스”인 것에서도 짐작이 가듯, 처음 수퍼내추럴에 들어와 쓴 대본을 보면 (세라 갬블이 지도 첨삭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들 사이의 다정함, 그리고 다정함 때문에 당연히 생기는 악감정 등을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저 혼자만 좋아하는 스킨워커 에피소드 6.08 All Dogs goes to Heaven에서 스킨워커가 구해준 가족들은 스킨워커를 내쳐 버리죠. 매정한 듯도 하지만, 그게 정확한 반응입니다. 볼 때마다 과거를 떠올리고, 감정의 골이란 쉽사리 극복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요. 6.02 Two and a Half Men에서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알고보니 오해를 한 남편의 행동도 결과상 비극이지만 그 상황에선 갈라질 수 밖에 없었죠. 세밀한 감정표현에 능한 게 글래스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글래스가 쓴 작품들을 보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서 다정함이나 갈등이 느껴져요. 희대의 게이드립을 친 6.18 Mommy Dearest에서도 ‘트렌치 코트 입은 애기’ 운운도 재미만큼이나 샘 딘 캐스 바비 사이에 다정함을 선사합니다. 7.18 Party On, Garth 가쓰 에피소드에 나오는 양조장 사장들의 행동도, 참 대책 없지만 악의가 아니라 인간적인 애정을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죠. (그래서 이 에피소드에서 바비가 등장하는것은 매우 적절합니다. 아이를 아끼는 아버지의 행동이 난감한 결과로 나타나니까요) 시즌 8에서도, 9에서도 글래스는 다정다감함을 잃지 않습니다. 다만 시즌 9에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지나치게 자기 개인사연을 인물에 부여해서 시리즈로서의 극 균형을 무너뜨리는 게 문제죠. 가쓰 역의 DJ 퀄스마저 가쓰가 그렇게 퇴장하는 거에 불만 표시하잖아요. (“아마도 가쓰는 부인과 이혼하고 도로 사냥에 나설 거 같은데요.“)

버크너와 로스-레밍은 좀 특이합니다. 유지니 로스-레밍은 시즌 1에서 한 편, 시즌 2에서 한 편, 그러다가 시즌 7에서 도로 돌아왔죠. 뭐 남편(로버트 싱어) 따라 왔다가는 게 맞을 거 같긴 합니다만… 근데, 특이하게도 로스-레밍의 대본은 여자가 쓴 거 같지가 않아요. 애덤 글래스가 소녀소녀하다면 로스-레밍은 마초가 쓰는 거같아요. (-_-;;;; ) 여하튼, 버크너와 로스-레밍은 이야기를 굉장히 잘 몰아칩니다. 무언가가 쌓이고 쌓여서 엄청난 결과로 터지는 데 매우 탁월해요. 그것이 막장드라마의 백미… 이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튼 그래요. 젠슨 애클스가 진저리쳤다는(…) 7.13 Slice Girls가 그렇죠. 내일 같은 게 어딨냐 싶게 정줄 놓고 살던 딘이 하룻밤 관계 때문에 마주친 결과를 보세요. 정말 남자들의 악몽입니다. 그런데 버크너와 로스-레밍의 태도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뭐 아랫도리 간수 못한 니 잘못인걸 어쩌니’ 이러고 팔짱 딱 끼고 있어요. 절대 주인공인 딘한테 감정이입이나 변명의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책임 질 건 져라, 이런 거죠. 이게 좀 더 감수성 넘치게 변화하면 8.07 Little Slice of Kevin이 됩니다. 여기서 카스티엘의 행동이 감동적인 건 바로 그거에요. 카스티엘은 정줄 찾고 나서 제일 먼저 챙긴 게 책임감이란 얘길 하거든요. 자유의지를 알려준 샘과 딘이라는 사랑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그리 만든 책임감이 그 상황에선 더 필요하다는 걸 보여줘요. 다만 그 책임감 때문에 딘이 엉뚱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 그 해결책을 역시 책임감에서 찾아 내죠. 책임감은 죄책감이 아니라 한계를 인정하는 자아성찰에서 온다고 말이죠. 9.16 Blade Runners에서 크라울리가 제정신 차리는 계기도 권력이 아니라 결국 책임감이에요.

애덤 글래스와 버크너 & 로스-레밍의 얘기를 길게 한 것은, 이들이 대본을 잘 쓸 때도 있고 못 쓸 때도 있지만  일관된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있기에 좋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말하고 싶어서에요. 작가에게 자기 주관은 자랑이 아니라, 자기의 성찰에서 나옵니다. 애덤 글래스가 시즌 9에서 계속 죽을 쑤고 있지만 끊임 없이 가족이란 존재가 얼마나 사람을 바꿀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것을 보세요. 그 자체로서 중요한 메시지이기에 호소력이 있습니다. 버크너 & 로스-레밍이 9.03 I am No Angel에서 사고를 터뜨리긴 했지만(저 정말로 그 에피소드는 쓰다가 집어친 팬픽 보는 느낌이었어요) 적어도 그 에피소드의 전반부에서 끊임없이 굶주림과 외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그걸 자기 형벌로 받아들이는(책임감의 발로인 거죠) 카스티엘의 모습은 처절합니다. 후반부가 엉망이어서 그 기분이 팍삭 깨진 게 어찌 보면 정신건강에 다행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로비 톰슨으로 돌아가자면, 아무 생각 없이 쓸 뿐만 아니라, 오로지 사건을 만드는 기제가 하나에요.  ‘내가 이런 떡밥을 던지면 덥석 물고 다들 파닥대겠지’하는 그 얄팍한 태도 – 말 그대로 그건 극의 붕괴입니다. 그리고, 로비 톰슨은 지금 떡밥을 어디서 자꾸 끌어와서 던지는가. 네. 제가 제일 분노하는 게 이거에요. 벤 에들런드 작품을 자꾸 자기 멋대로 가져 와서 쓰고 있어요. 벤 에들런드가 구축한 상징과 비유를 그냥 ‘영혼 없이’ 읊고 있어요. 물고기가 뭍으로 올라와 허파로 숨을 쉬고, 인류가 11m 탑을 쌓아 올리다 무너지는 것을 신의 분노로 착각하던 시대를 넘어, 현재에 이르는 장대한 세월의 흐름을 ‘읽을 거리 안 읽고 허송세월한 것’으로 치부하고 있어요. 예전 에피소드의 사안을 가져와다가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요. 더 나아가면, 자기 딴엔 근사한 자기 대사 포장하느라 왜곡까지 해 버려요.

 

(물고기 무성의한 재등장에 분노한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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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First Born 에피소드에서 캐스한테 감동적인 대사 넣어주려고 갑툭튀한 설정 있습니다. 천사가 되면 분자 맛 하나하나를 다 느끼기 때문에 인간일 때 느끼던 맛과 다르다는 설정이요. 네, 좋습니다. 근데 그러면 그 전에 캐스가 먹는 거 좋아하던 설정은 다 어디로 가나요. 시즌 5에서 햄버거 먹는 것(벤 에들런드가 만든 희대의 에피소드이죠)은 기근한테 홀려서 그렇다 치더라도, 바로 직전 시즌인 시즌 8에서 커피 좋아하고 팝콘 집어먹는 거 뻔히 봐 놓고서 이러면 진짜 반칙입니다. 그때는 사람 되기 전이다? 아뇨, 캐스 이미 사람 된 적 있습니다. 시즌 5 후반부에 사람 되어서 최소 며칠 정도 샘 딘 바비와 지냈어요. 이미 사람일 때와 사람 아닐 때의 입맛 차이 다 알아야 하는 상황이고 지금 와서 안다는 건 어불성설이에요. 사람 되고서도 여전히 술고래라는 설정도 시즌 5 마지막회에서 나온 바 있어요. 이런 식으로 남이 써 놓은 거 박살내는 거, 제겐 정말 문제에요. 자기가 만든 근사한 대사에 맞추려고 남의 설정 저런 식으로 무너뜨리면 어쩌라는 거에요. 게다가 카스티엘이 커피 좋아하는 게(벤 에들런드 에피소드이죠) 그냥 먹는 거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요. 여기서 커피는 카스티엘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자기가 지켜야 할 양떼로 인식하는 하나의 단초에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매개체에요. 그래서 사람처럼 커피의 향을 느끼고 맛의 즐거움을 아는 게 중요한 거에요. 맛이라는 감각, 커피, 벌, 꽃, 전부 다 그 자체만큼이나 카스티엘이 세상과 접하는 매개체여서 소중한 거에요. 근데 그걸 ‘역한 분자맛’으로 바꿨다고요? ‘내가 바뀌는 것처럼 너희도 바뀔 수 있다’라는 애매한 대사 장식하려고요?

(9.18에서 천사들이 자기 생각 없이 움직이는 무능한 존재라고 표현하는 단어가 ‘양 sheep’과 ‘벌떼 drone’입니다. 진짜 화 났어요. 시즌 8에서 캐스는 천사를 인간을 돌보는 목동이라고 했고, 시즌 7에서는 벌만큼 사랑스러운 존재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게 벤 에들런드가 만든 거죠. 근데 그 표현을 고대로 가져와서는 무능의 표상으로 써요? 캐스가 돌봐야 하는 존재를 비유해서 그렇게 표현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천사 무리를 캐스보다 못한 무능한 존재로 정의하고서 저런 표현을 쓰면 그건 비하하는 뜻이라고요)

9.18 Meta Fiction은 대놓고 벤 에들런드 행세입니다. 우선 카메라를 보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건 6.20 왕이 되려던 사나이의 스타일이에요. 그리고 메타트론이 처음 등장해서 세상이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음을 설파한 것은 에들런드의 마지막 작품 8.21 The Great Escapist이에요. 에들런드가 이 세상은 이야기로 되어 있고, 각 작가는 그 이야기의 신이 된다고 말한 건, 결코 독자를 무시하려고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경우는 독자가 그 세상에 참여함으로서 작가가 신이 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어요. 독자에 해당하는 새미가 메타트론에게 분노한 것은 소통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통이 없는 상황에서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다고 자랑하는 건 그 세계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에요. 근데, 로비 톰슨의 에피소드가 정확하게 그 짓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를 쓰면서 난 독자들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고 자랑을 하는 거죠. 니들이 하는 트윗, 니들이 쓰는 비평 다 읽고 있는데 그래봤자 작가는 나다, 이러는 거에요. 텀블러의 인기 대사 “Bitch Please.”,  팬 비평에서 끊이지 않게 지적하는 연결성(continuity) 문제 … 이 몸께서 직접 너희가 쓴 글 보셨다, 이런 태도인데.. 봐서 뭘 어쩌라고요. 봤다고 즐거울 시기는 지났어요. 그걸 보고 나서 정말 극에 도움이 되도록 써야(팬이 맞는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보람이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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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7부터 끊임없이 나온 비판 중 하나가, 이야기의 연결성(continuity)이었습니다. Meta Fiction에서 카스티엘은 코트가 찢어진 사소한 사항 하나로 메타트론의 속임수를 알아챕니다. 그러자 메타트론은 코트의 실오라기 하나를 들어 올리며 셜록 홈즈를 인용하며 사소한 것 하나가 사건의 진상을 알린다고 하죠. 제가 보기엔, 팬들이 지적하는 연결성의 문제가 실오라기 수준으로 사소하다고 깎아 내리는 걸로 보여요. 왜냐, 연결성 안 지키는(=다른 작가와 의논 안 하는) 작가 중 하나니까요. 그리고 단지 사건의 연속성을 안 지키는 것을 넘어 그 사건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깨뜨리는 데 선수니까요. 메타트론은 카스티엘이 그렇게 속임수를 알아챘지만 그건 그냥 이야기를 조금 수정하면 될 문제라고 봅니다. 근데 그걸 그냥 “수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건 수정이 아니에요. 떡밥 돌려막기죠. 연결성 지적을 왜 하는데요. 제발 지금이라도 수습하라는 뜻인데 수습 안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다른 일만 더 벌리잖아요.

9.11 First Born 에피소드는 매우 나쁜 대본을 매우 좋은 감독이 만든 또다른 예입니다. 이 에피소드 연출은 무려 “워 게임”(1983)의 감독 존 바담이 했어요. 극장 영화에서 튼튼한 실력을 보여주던 감독입니다. 딱 1분 정도 지나가지만 카인 앞에서 딘이 악마들과 싸우는 장면이 에피소드 전체의 인상을 좌우할 정도로 박력 넘치는 솜씨를 보여주죠. 그래서 이 에피소드가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보이지 않아요. 자. 우리의 딘. 감히 동생을 건드린(?) 천사 찾아 나섰잖아요. 근데 왜 갑자기 아 가드리엘이 없구나 아바돈 죽이자 이럽니까? 아무런 이유를 안 보여 줘요. 크라울리가 야 그거 하지 말고 이거 하자 그랬다고 홀랑 넘어가는 이유가 뭔데요? 지금 아무리 표식 때문에 딘이 이상해졌다 이런 얘기를 죽어라 해도 설득력 빵점인 이유가 다 이거 때문이에요. 표식을 받게 된 과정의 당위성을 모르니까 그렇죠. 이 에피소드에서 딘이 아바돈 죽이려고 이상한 표식도 받고 뭐 어쩌고 후반부의 중요한 이야기 흐름이 생기죠, 네, 좋습니다. 뭔가 대단한 일 생겼어요. 근데 왜 갑자기 목표를 바꾸냐고요. 그것도 무려 동생 복수를 포기하고서. 그건 작가들이 천사 얘기 어떻게 처리할 바 몰라서 딴 얘기로 돌리려고 했다는 걸 고백하는 것 밖에 더 되나요. 카인의 표식 지금 되게 중요하게 나오지만 그거야말로 연결성이고 뭐고 떠나 땜방으로 등장한 설정이란 게 확연하죠. 아무리 이번 에피소드에서 표식+샘의 발언으로 멘붕 이게 합쳐서 가드리엘 죽어라 패는 장면이 근사하다 해도, 표식을 얻는 과정이 설득력이 없다는 걸 기억하는 시청자에게는 그냥 극단적인 상황일 뿐이죠. 감성 면의 상승과 하강이 없어요. 근사한 장면 만들고 싶어서 일단 설정을 설득력 없이 던진 결과죠. 기실 시즌 9 전체가 그런 상황에 놓였어요. 그래서 보는 순간은 재미있지만 합쳐서 생각하면(생각할 의미도 별로 없으며) 뭔가 연결성이 없으니까 계속 지켜볼 의욕이 빠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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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톰슨은 시즌 9부터 아예 노골적으로 벤 에들런드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9.04 도로시 에피소드도 벤 에들런드처럼 골때리는 에피소드(흑백 괴물 에피소드나 대형 곰돌이같은) 만들고 싶어서 쓴 것이었고, 9.11 에서는 먹는 것에서 깨달음을 얻는 카스티엘을 어설프게 베껴 놓았고, 9.18에서는 6.15 French Mistake의 자기반영성(“내가 서야 하는 자리가 여기지?”)과 6.20 왕이 되려던 사나이의 화자 전환을 자기도 시도하고 있어요. 하지만, 남들과 조화를 이루지도 않고, 자기 주관도 없는 로비 톰슨의 이런 행동은 단 하나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허영심이에요. 팬을 그냥 떡밥 던져주면 덥석 물고 펄떡대는 존재로 내려다보는 자만심이에요. 벤 에들런드는 그냥 장난치려고 만든 인물이나 설정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게 보이는 것처럼 만들었을 뿐, 그 재미난 인물 뒤에 숨어 있는 의미는 벤 에들런드의 내면풍경으로 들어가는 문이었습니다. 생각의 여지를 만들고서도 그걸 오히려 감추면 감추었지 자랑하지 않았어요. 설사 출발은 재밌자고 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6.15 French Mistake의 세계는 ‘마법이 없는 세계’로서 갑작스러운 대립과 혼란에 빠진 버질의 타락이 벌어지는 비극의 장소이기도 했어요. 거울 너머의 세계는 웃기지만 웃기기만 한 게 아닙니다. 카스티엘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자기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수퍼내추럴이라는 다면체의 한 면을 직접 보여주는 수단이었어요. 벤 에들런드가 메타 픽션의 방식 – 자기반영의 방식을 의미있게 썼는데, 그런 수를 가지고 와서 아무런 의미 없이 쓰는 건 고문이에요.

로비 톰슨이 자꾸 딘 캐스 떡밥 던지는 것은 그냥 팬 반응이 재밌어서 하는 거지, 딘과 캐스의 관계에 아무런 생각 없습니다. 메그와 캐스에 대해 아무런 생각 없었던 것처럼요. 벤 에들런드는 정말 진심으로 딘과 캐스의 관계에 고민 많이 했어요. 슬래시 얘기가 아닙니다. 몇 억년을 살아온 존재가 그 몇 억년을 포기하고 먼지와 같이 흩어질 인간에게 집착하고 자기의 불확실한 미래에 좌절할 정도로 매달려요. “엔젤”에 나오는 일라이리아의 못다한 이야기를 캐스를 통해 마저 하는 건가 싶을 정도에요. 애덤 글래스는 먼지같은 인간의 삶이더라도 그 순간순간의 따듯함과 다정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캐스한테 그 순간을 느끼도록 해요. 버크너와 로스-레밍은 천사에게 책임감이 어떤 순간엔 미덕이 되고 어떤 순간엔 패착이 되는지 설명해요. 제레미 카버는 카스티엘의 무조건적인 이타적인 행동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지 않는다는 것을 딘을 통해 지적합니다. 로버트 버렌스는 (버크너와 로스-레밍과 같이 일을 한 건지) 천사의 능력과 책임감이 어떻게 정체성과 연결되는지 설명해요. 로비 톰슨은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딘과 캐스를 붙여놓고 재미난 장면을 만들면 팬걸들이 꺅꺅대겠지, 이거에요. 만일 로비 톰슨이 그 둘의 관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8.11 롤플레잉 에피소드에서 그 정도로 캐스 얘기를 빼 놓지 않았습니다. 8.10 편에서 캐스가 눈에서 피를 흘리면서 사라졌어요. 그런데 11편에서 딘이 찰리한테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주알 고주알 자기 걱정거리 털어놓는데 샘이랑 베니 얘기는 하면서 캐스 얘기는 뻥긋도 안 해요? 8.17 에피소드에서 캐스 드디어 제정신 차렸는데 딘이 천사 석판 뺏어 갈까봐 그냥 휭하니 도망을 쳐요? 8.17 이후에 잘 있냐 안부인사 하고 이러는 건 순전히 8.11에서 엄청나게 터진 팬들의 항의 때문에 익힌 반사작용일 뿐이지, 지금까지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여기서는 인사를 할 타이밍이구나/아니구나 이런 생각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사실, 작가마다 취향이라는 게 있으니 둘 사이에 관심 없는 거 뭐라고 안 해요. 하지만 관심도 없으면서 떡밥 던지는 건 비판합니다.

딘과 캐스 사이에만 아무런 생각 없을까요. 아뇨. 로비 톰슨은 샘과 딘 사이에도 아무런 생각 없어요. 자극적인 설정을 던지면 팬들이 나자빠지겠지, 이런 자세입니다. 시즌 9에서 샘과 딘이 갈등하는 게 짜증나는 건 이미 갈등이 쌓일 대로 쌓여서 있는 거 가지고 해소해도 시간 없을 판국에 굳이 새로운 걸 만들어서 기존 갈등까지 해소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덤 글래스가 일반론을 끌여들어 갈등이 있어야 이야기가 된다고 변호하는 건 짜증나지만, 그래도 애덤 글래스가 쓰는 샘과 딘의 갈등은 해묵은 갈등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생각하고 쓰는 거에요. 카멜로 & 스나이더는 9.13 The Purge에서 샘한테 완전 억장 무너지는 대사(“같은 상황이면 형을 되살리지는 않을 거다”)를 주기는 했지만, 샘이 뭔가 입 밖에 꺼낸다는 건 석달 열흘 묵혀 발효한 내용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 대사는 딘이 놀란 가슴 부여잡느라 이해하지 못한 게 당연하지만, 잘 들어 보면 “형이 나처럼 생을 포기한다면”이란 전제가 깔려 있었거든요. 시즌3에서 딘은 계속 허세를 부렸지만 결국 사실은 죽기 싫다고 동생에게 고백을 했더랬죠. 그래서 샘이 포기를 하지 않은 거였고요. 그리고 샘은 자기 형이 암만 개똥밭에 뒹굴어도 이승이 좋다고 하는 걸 알고 있어요. 샘과 딘이 무슨 사이일지 알 도리가 없는 로버트 버렌스조차 정말 갈등이 목까지 차오른 형제들의 섬세한 면을 잡아낼 줄 압니다. 하지만 9.18에 나온 샘과 딘을 보세요. 하다못해 시즌9는 커녕 지난주하고도 연결 안 되어요. 딘이 생각 정지상태면 샘이 해야 하거든요. 근데 없잖아요. 그냥 형 바라보며 슬픈 눈빛 줄줄 이거 밖에 없어요. 그리고 이 눈빛 줄줄도 대본에서 나오기보다 연출에서 나온 정황이에요. 이러다가 어떻게 둘 사이를 몇 편 안에서 봉합하려고요. 샘 성격에 자기가 말을 꺼낸 이상 수습을 하려 들 거라고요. 갈등 후의 진전과정이 나와야 할 차례인데 안 하잖아요. 못 하거나 안 하거나.

‘이런 소재를 쓰면 딘캐스/샘딘 팬들이 자지러지겠지’, ‘이런 메타 비평 소재를 가져다 쓰면 나한테도 벤 에들런드한테 하듯 칭찬하겠지’ – 이게 지금 로비 톰슨의 상태입니다. 이 사람 돈 받고 쓰는 프로 작가에요. 그래서 저는 비판합니다. 돈받고 마음에 안 드는 애들과 가소로워 보이는 애들까지 싸잡아 놀릴 수 있는 최상의 직장에 앉아 있는 거 – 조금 부럽기는 하네요 – 그걸 비판해요.

 

http://tvbythenumbers.zap2it.com/2014/04/16/tuesday-final-ratings-the-originals-marvels-agents-of-s-h-i-e-l-d-the-voice-ncis-new-girl-supernatural-about-a-boy-growin/254567/

2014년 4월 15일 시청률 Broadcast primetime final ratings for April 15, 2014

Time Net Show 18-49rating/Sh Viewers (Millions)
8:00 NBC The Voice (8-9:01PM) 3.0/10 11.81
CBS NCIS 2.2/7 17.12
ABC Marvel’s Agents of S.H.I.E.L.D. – R 1.1/4 3.59
FOX Glee 1.0/3 2.44
CW The Originals 0.7/2 1.52
9:00 CBS NCIS: Los Angeles (9-10:01PM) 2.1/6 14.69
ABC Marvel’s Agents of S.H.I.E.L.D. 2.1/6 5.52
NBC About a Boy (9:01-9:31PM) 1.8/5 6.99
FOX New Girl 1.2/3 2.19
CW Supernatural 0.7/2 1.60
9:30 NBC Growing Up Fisher (9:31-10PM) 1.5/4 5.89
FOX The Mindy Project 1.0/3 1.95
10:00 CBS Person Of Interest (10:01-11PM) 1.8/5 10.74
NBC Chicago Fire 1.7/5 6.90
ABC Celebrity Wife Swap – Season Premiere 1.0/3 3.22

 

사실, 이번 18편이 캐스 컴백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좀 떨어질 거라 예상은 했습니다. 에이전트 오브 쉴드, 어바웃 어 보이를 비롯한 동시간대 드라마나 시트콤이 다 일제히 새 에피소드를 방송하고, 근래 수퍼내추럴이 휴방했다가 돌아오면 시청률이 좀 떨어지는 게 관행인 데다가(….) 시즌 9 내내 부진한 게 좀 쌓일 때가 되었거든요. 근데 160만은 좀 심하잖아요. ………………. -_- 시즌 9 첫회가 259만명이니 거의 260만명인데, 그 기록에서 백만에 가깝게 뺀 수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OTL ….그래도 18편의 연출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이 숫자는 좀 괴이합니다. 게다가 2주 전의 17편이 225만명이었기에 뭐가 좀 잘못 계산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이렇게 불만 터뜨리는 게 참 시기가 아니다 싶지만, 동시에 제 입장에선 시즌 9 에피소드가 재미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부진하다는 걸 지금 얘기 안 하면 안 될 거 같았어요.  제 개인적인 불만을 로비 톰슨한테 싸잡아 싸가지 없이 말하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저 정말 벤 에들런드 사랑한다고요. 벤 에들런드가 그립기에, 벤 에들런드 어설픈 흉내 정말 못 참겠어요. 그리고 그 흉내를 내며 벤 에들런드가 선사한 깊이를 망가뜨리는 것에 미칠 거 같아요. 전 벤 에들런드의 유머가 그리운 게 아니에요. 벤 에들런드의 깊은 상념이 그리운 거라고요.

 

 

그리고요. 이 에피소드에서 알고보니 연결성 문제 또 발생했더군요. 딘희 목욕 장면에서 (워낙 잠깐 지나가긴 하지만.. 아쉽) 악마방어문신 있던 자리에 안 보여요. OTL 아바돈 언니 좋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