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th Jul2002

매트릭스 뺨치는군! “하쉬 렐름”

by worrynet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등장한 이후, 사이버펑크-SF 영화는 좀 더 대중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공각기동대>에 이르기까지, 기억과 전자두뇌라는 개념은 ‘마니아’라는 암묵 안에서 유명한 개념이었다. <매트릭스>의 업적은 분명히 여기서 출발한다. 기억과 정체성, 전뇌와 사이버세계 – 이것을 시각적이고 구체적으로 형상화해서 대중을 향해 신천지의 문을 열어놓은 것이다.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 누구나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는 개념으로.

<엑스파일>의 제작자 크리스 카터의 1013 프로덕션이 1999년 야심차게 시작했던 TV 시리즈 <하쉬렐름 (Harsh Realm)>은 <매트릭스>의 붕어빵이었다. 그리고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이 대중한테 어필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한 드라마였다. 미군이 핵전쟁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놓은 프로그램 ‘하쉬렐름’이 어딘가 틀어지고, 유능한 군인들은 하나둘씩 이유도 모른 채 가상현실게임 안에 투입된다. 문제는, 하쉬렐름 안의 현재 스코어 1위인 ‘오마르 산티아고’가 하쉬렐름 전체를 장악하게 되면 이 세상과 하쉬렐름은 전도가 된다는 것이다. 게임 안에 들어간 주인공 토마스 홉스는 자기보다 먼저 들어온 마이크 피노키오와, 하쉬렐름 안의 인물 플로렌스와 한 팀이 된다. 그리고 홉스는 얼떨결에 하쉬렐름 안에서 산티아고를 이길 수 있는 ‘구원자/그 사람’이 된다.

<매트릭스>가 현실과 매트릭스를 계속 분리하는 반면 <하쉬렐름>은 대부분 하쉬렐름 안에서만 이야기를 전개하고, 한 에피소드를 하나의 레벨 혹은 플레이 그라운드로 설정한다. 홉스는 동료 플레이어(피노키오)와 게임 안에서 얻은 아이템(플로렌스, 강아지 덱스터)을 기반으로 한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생존/게임을 벌여나간다. 그리고 <하쉬렐름>은 시리즈인 만큼 승리를 유보 – 즉 패배가 주종을 이루기에 훨씬 게임의 느낌이 강해진다. 유사점은 미묘한 차이점이 있을 때 잘 드러나는 법인데, <하쉬렐름>은 미묘한 가상세계의 잔재미를 아기자기 잘 구축한다. 잠깐 지나가지만 집(zip)결투, 말 그대로 ‘압축결투’를 벌이는 장면이 그렇고, 프로그램상 오류가 만들어낸 스캐닝/복사판을 통해 원본-복사본의 의미를 곱씹게 하는 에피소드에 이르면, <하쉬렐름>은 단순한 <매트릭스> 붕어빵이 아니라 유사하기만 할 뿐인 단독적 작품/게임으로 확고하게 자리잡는다.

등장 인물들의 어디서 본 듯 단순한 성격도 게임의 느낌을 더욱 강화한다. 어디나 빈대붙는 배짱(멀더)과 저돌성(도겟)의 토마스 홉스, 엄마스러운(스컬리) 짠돌이(한 솔로) 마이크 피노키오, 성실성(레이어스)갖춘 천하장사(추바카) 플로렌스, 유능한 애완동물(R2D2) 덱스터, 모두 게임에서나 볼 듯한 단선적인 캐릭터들이다. 그런데 주인공들에 비해 악역 캐릭터는 복잡미묘하고, 해석불가능한 매력을 지닌다. 단순무식한 독재자가 아니라 담배피우는 남자와 제갈공명을 능가하는 천재 오마르 산티아고의 존재는 <하쉬렐름> 자체를 무시할 수 없게 한다. 마리타와 크라이첵이 하나가 된 듯한 잉가 포사는 조커카드같은 변수로서 움직인다. 적군과 아군, 현실과 하쉬렐름 양쪽을 모두 포괄하는 포사의 역할은 깍두기가 아니라 게임을 예측불허로 만드는 최대 공신이다. 주인공만큼이나 악역을 잘 만들어내는 1013 제작진답게, <하쉬렐름>의 매력은 게임이라는 발상만큼 캐릭터 자체가 게임처럼 상호작용을 하는 줄거리 진행에서도 드러난다.

사실 <하쉬렐름>은 <엑스파일>보다도 더 설명이 없는 불친절한 시리즈 중 하나다. 왜 단순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세상을 지배할 정도의 힘을 지니게 되었는가? 왜 산티아고를 이겨야 게임이 끝나는가? 정말로 끝나기는 하는가? 피노키오는 플레이어인가, 아이템인가? 참으로 자잘한 의문이 많은 시리즈인데, 너무 일찍 끝나버리는 바람에 의문만을 남기고 저 너머로 사라졌다. 유즈넷에 들어가도 다 질문만 있다. 사실 만들다 중단했기 때문이지만. <하쉬렐름>은 ‘잘 만들기는 했지만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3편까지만 방송을 하고 중단했다(이런 소리는 우리나라에서만 들을 줄 알았는데). 그동안 제작했던 나머지 6편은 후일 재방송채널 FX에서 방송이 되었는데, 우리나라 케이블과 비디오로는 총 9편을 다 만날 수 있다.

고백하자면 중도하차라고 하길래 재미없는 붕어빵이구나, 했던 의심은 첫회를 보고 싹 날라갔다. <하쉬렐름>의 가치와 재미는 <엑스파일> 시즌 7 이후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쉬렐름>에서 가장 게임같은 내러티브 재미를 선사한 ‘출구가 없다’의 대본작가 스티브 마에다는 <엑스파일> 시즌 7의 ‘숨쉬는 공포’, 시즌 8의 ‘거꾸로 가는 시간’, 시즌 9의 ‘시간 패러독스‘ 같은 걸작들을 양산해냈다. 혹시 저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던 분들은, <하쉬렐름>의 재방송을 만나면 꼬옥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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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th Jul2002

9ABX10 provenance 신의 기원

by worrynet

어쨌거나, 알긴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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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th Jul2002

[만화] <몬스터> 가상성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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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th Jul2002

몸을 입어라, 마음도 맞으리라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

by worrynet

지금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내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를 보면 느끼는 것이, 그 친구는 우리나라보다 그 나라가 훨씬 더 몸에 맞는 것 같다. 내 입장에선 참 아쉬운 일이지만 그 친구는 그 나라에 있을 때 더 그 친구답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허기사 생전 처음 보는 남의 나라가 너무도 좋아서 자기 영혼의 동반자로까지 여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그 나라가 몸에 너무도 맞아서 영혼도 맞는 것이다.

머나 먼 은하계. 자줏빛 튜브의 외계인들 다섯이 지구를 탐사하러 온다. (한 명은 대기권 진입에서 실종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인간의 몸을 입고 ‘태양에서 세 번째 행성‘ 지구를 조사하러 미국 표준치인 오하이오의 펜들턴에 하루 동안 조사를 하기로 하는데, 워낙 지구가 마음에 들고 알고 싶은 게 많아서 체류 기간을 연장한다. 그러나 몸을 입는다고 인간을 아는 게 아닌 법! 이들은 인간의 행동양식에 적응을 하느라 온갖 고생에 해프닝을 일으킨다. 외계인들이 6년 동안 인간이 되어 가는 과정이 바로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 (3rd Rock from the Sun)>이다.

‘3류’ 대학교 물리학 교수로 위장한 외계인 사령관 딕, 그리고 딕이 홀라당 반해 버린 인류학 교수 메리 올브라이트. 이 시트콤을 만든 사람들이 정말로 물리학과 인류학을 공부한 것이 아닐까? 뭐든지 평균치여야 한다는 것 때문에 오하이오 중소도시에 정착한 이 외계인들은 결과적으로 반대이야기를 해 준다. 평균치는 진실도 아니고 사실도 아니다. 모든 것의 총합은 존재해도 그 중간치가 대표가 되지 않는다. 물리학과 인류학의 환상적인 결합이 내놓은 문화유전자 MEME의 칵테일이 아니런가.

모든 시트콤의 규칙대로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 역시 말이 안되는 설정을 먼저 장치해놓는다. 동전던지기로 지구인의 몸을 입다보니 제일 연장자가 꼬마가 되고 제일 터프한 군인이 여자가 되는 상황은 재미있지만 식상할 수도 있다. 진짜 내공은 그 다음에서 드러나는 법. 안 맞는 몸을 입어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단지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우리 인간이 지니고 있는 예절, 사고방식 등이 얼마나 연약하며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인지 통렬하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 통렬함은 너무나 즐겁고 신난다. 가면 갈수록 외계인들은 어쩌다가 입은 지구인의 몸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는 사실에 당혹해버린다. 그러나 이 당혹감을 외계인들은 너무나 단순하게 돌파한다 – 바로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까지 즐거워진다.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은 정말 몇 안되게 ‘국제적’이나 ‘연령 불변’의 유머를 발휘한다. 상당수 미국 시트콤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미국적 조크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에야 받아들일 수 있는데,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은 단지 인간이라면, 사회적 존재라면 누구나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를 기본 베이스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방식을 유머로 끼워넣는다.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조건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셈이다.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은 시트콤으로서 최고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명민한 작가들 뿐만이 아니라, 대본을 받쳐주는 배우들이 있다. 나오는 배우들은 그야말로 최강이다. 연기파 배우 존 리스고우는 천방지축 딕 역을 거의 신들린 듯이 연기한다. 에미상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 때 후보 지명만 해도 자지러질 듯이 환호성이 일어났던 것이 당연하다. 해리 역의 프렌치 스튜어트는 그야말로 보물과 다름없다. 아무리 멀쩡한 말도 해리를 한 번 통과하면 부조리극 대사가 되어버리고 만다. 키는 딕의 반만 하던 타미, 조셉 고든 래빗은 그 어린 나이에도 리스고우와 동등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 빵빵한 몸매 만큼이나 한터프한 보안담당 샐리, 크리스틴 존스턴의 매력은 하늘을 찌른다. 딕 덕분에 천국과 지옥을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갔다하는 메리 올브라이트 역의 제인 커틴 역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멀쩡하게 대처하는 능력은 환상적이다. “메리, 당신이 그리울 거예요. 온몸 구석구석, 특히 ‘거기’요. 당신은 ‘메리 월드’고 난 그런 메리 월드를 사랑해요!” 이런 대사를 애정을 담뿍 담아서 하는 딕이나, 이 대사에 민망해하면서도 기뻐하는 메리나 정말 한 쌍의 바퀴벌레다.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은 시즌 6을 마지막으로 아쉬운 작별을 했다. 엘비스 코스텔로의 “Fly me to the Moon”과 함께 이들은 우주로 떠난다.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박수 칠 때 떠나라, 박수 받으며 떠나라, 이다. 절정에서 손 흔들고 떠난 솔로몬 가족들. 이들은 정말로 완전한 인간, 완전한 시트콤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이 글은 남승희의 <나는 미소년이 좋다>에 수록된 ‘몸을 입어라, 마음을 얻으리라’에서 99% 아이디어를 얻어 썼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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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th Jul2002

9ABX07 john doe 신원미상

by worrynet

Hey man! Stop Crying!

Somebody asked me about the ‘kids’..

Mr. One Shoe’s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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