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영화와 함께
헤헹… 사실 저기 바로 앞에 er 과 헐크도 있다.
괜찮은 재료 판매처
비즈도매닷컴 http://beadsdomae.com/
헤디비즈 http://www.heddysbz.com/
![]()
프레야 타운 지하 1층
동대문 의류 부재료 상가
인사동 골목
얼마 전 영화 시사회를 갔다가 끔찍한 일을 겪었다. 비가 와서 길이 막히는 바람에 시사회에 간만의 차이로 늦은 것이었다. 앞 1분을 놓친 것도 모자라 늦은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닌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영화 시작한 후 10분까지 사람들은 꾸역꾸역 들어왔다. 그것도 조용히 들어오지 않는 최악의 관객이었다. 이리 앉아라, 저기 앉아라. 우당탕 퉁탕.
그런데. 내 바로 옆에 여자 둘이 턱 앉더니, 영화 내내 난리 법석이었다. 부석거리고, 오징어 냄새 풍기고, 전화를 받아대기 시작했다. 그것도 세 번이나! 아주 당당하게 전화를 받는 데다 전화를 걸은 상대방의 목소리가 엄청나게 컸고, 차마 나도 늦은 주제에 뭐라고 할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가 한 순간 조용해지며 감동도가니를 만드려는데 옆에서 들리는 상대방의 ‘너 뭐 보니?’ ‘재밌냐?’ ‘뭐 그리 오래 해?’ ‘영화 끝나고…’ 한 순간 압력밥솥 증기 빠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고, 내가 써야할 이 영화 리뷰를 볼 사람이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그럭저럭) 끝나고 끝 자막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극장 안에는 불이 훤하게 켜졌고 옆 사람들은 전화기를 챙기면서 일어서기 시작했다. 아아. 예절이란 나이하고 비례하지 않았다. 나이도 지긋한 아주머니들이었다. 놀랍게도 아주머니 부대가 내 주변에 포진해 있었다. 아마도 특정관객 대상의 시사회였던 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특정관객 상대 인내심 테스트 훈련이었다. 시사회장 밖은 그야말로 재래시장바닥 혹은 할인판매기간 백화점이었다. 여자화장실의 소음치수는 극에 달해있어서 화장실 거울이 깨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아마도 그 아주머니들, 너무나 몇 십 년 만에 영화관 아니 시사회라는 것에 참석했다는 사실에 감격했던 것 같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영화관과 지하철을 혼동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하철이 마음대로 떠들어도 되는 장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관만큼은 아니니까 말이다. 영화관이라는 것은 신묘해서, 침묵은 금이 아니라 은이다. 그리고 영화와 관련된 비언어적 행동만을 용납한다. 참으로 미묘하지 않은가? 영화를 목석처럼 얌전히 앉아 보면 안되지만 남을 방해하는 말과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따로 설명을 하기 힘들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분위기를 맞추라는 것 이외엔 설명이 불가능하다.
묘하게도 화장실 훈련이 떠오른다. 아이들이 일정 나이가 되면 화장실 훈련을 한다. 응가와 쉬야를 싸러 가는 곳이지만, 아무렇게나 싸면 안 된다. 반드시 특정 지점에 조준을 해야 하고, 지저분한 일을 하고 나서 마무리를 깨끗이 해야 한다. 얼마나 힘든 일인가. 아이들이 화장실 훈련에서 가장 난감한 것도 그 점일 것이다. 아이들이 화장실 가는 것도 훈련하는 것처럼, 영화 관객도 훈련을 해야 한다. 그래야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문화환경에 기죽으란 뜻이 아니라, 우리 일행 외에 돈 혹은 시간을 투자해서 온 다른 일행이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달라는 부탁이다. 그리고 그 인식을 몸으로 실천하기까지 어른이고 아이고를 떠나 훈련이 필요하다는 당부말씀이다.
2003/12/29
메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