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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이 질문이 올라와있긴한데, 거기서 대답해준 “칼의 고백 Cal” 주제곡은 나중(90년대 중반) 시그널 곡이다. 80년대 후반~90년대 초의 12시 시그널 음악은 ‘음침하다’ 소리 들을 정도의 합시코드인지 피아노인지하는 음악이었다. (‘시솔레미~ 시솔레미~ 시솔레미파솔라 시~라파’ 대충 이리 되는..) 어디서 엔니오 모리코네의 “연약한 짐승의 죽음 The Professional”이라고 했지만, 그건 확실하게 아니다. 나중에 진행자가 채시라, 정보석으로 바뀌면서 헨리 이야기, 스틸링 홈 등을 썼다고 기억한다. 인터넷 방송국 IRDN의 이선영의 영화음악실 시그널은 “시네마 천국” -_-;; (모를리가 없지)
더 난감한 기억은 80년대 말~90년대 초 저녁 9시 MBC 영화음악실 시그널이다. 이건 음악은 아예 기억이 안나고 주제곡이라고 말해준 영화 제목이 오로지 한국 버전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그 제목이… “창밖에 로마가 보인다”였다. -_-;;; 이게 왜 난감하냐면 나중에 한국영화 제목 중에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가 있기 때문이다. 진행자(이름마저 까먹다니!!! … 이런 불성실한 청자..)가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며 제목 얘기해주던 기억이 있다. 이 진행자가 교체되면서 마지막 방송때 거의 10분간 시그널음악만을 반복해서(!!!!!) 틀어줬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하고서도 이 음악을 까먹다니.. OTL
이 두 영화음악실에서 진짜 멋진 음악을 많이 들었다. 내가 전자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당시 들었던 음악의 영향이 크다. 반젤리스의 “남극 이야기 antarctica (남극일기가 아니다)”, 얀 해머의 “마이애미의 두 형사 – 크로켓의 주제곡”, 조르지오 모더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한 곡이 무려 8분!!!! -_-;;) 등이 대표적으로 그때 들어놓고서 기억했다가 나중에 음악을 구한 케이스다. 내가 엑스파일이나 er 주제곡을 좋아하는 것도, 테크노를 좋아하는 것도 사실 다 이때의 전자음악을 듣고 자란 영향이 클 것이다. 이제는 ‘오리지널 스코어’라고 부르는 진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좋아하는 것도 다 이때의 경험 덕분이다.
이 두 영화음악실은 특별하다. 이후로 생겨난 다른 방송국 영화음악실의 모범답안이 되었을 뿐 아니라(아마도 불교방송 영화음악실이 “니키타”의 ‘the Free Side’였던가), 온라인 커뮤니티가 생성되기 전에 영화를 보며 가슴 두근거리는 감동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지금 영화음악실,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의 영화음악실인 정은임의 영화음악실은 오히려 잘 듣지 못했다. 그때는 라디오에서 마음이 멀어졌던 때였다. 그러나 그 정영음이 어떤 곳인지는 잘 안다. 그래서 정말로 정영음이 없어졌을 때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정은임씨가 죽었을 때 그 상실감이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 시그널을 찾아헤메는 건 그때 기분이 불현듯 솟아올라 다시금 그 가슴 두근두근에 빠져들고 싶은 과거회귀적 몸부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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