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의 조건
얼마전 마봉춘과 교육방송에서 악플 토론이 열렸더군요. 교육방송 토론은 반 정도 봤고, 백분토론은 예약녹화한 거 봤는데 보다 잘렸네요. 마봉춘… 방송고지시간 안 지키는 거 알고는 있는데 내가 로또 백만 번 되면 너를 사들여서 시간 지키게 해 주겠다.
교육방송 토론을 보다가 생각이 난 건데, 악플의 조건은 대충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 의사소통의 기초인 상식이 없으면 악플입니다
* 자기조절(사용자 운영자 모두)이 없으면 악플입니다
욕한다고 악플은 아닙니다. 상식없는 욕, 의미없는 욕이 악플이죠. 험한 말이 없는 듯 해도 상식과 의미와 소통의사가 없다면 그건 욕보다 더한 악플입니다. 인간이 하는 말이 아닌 거죠.
실명제는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많은 곳이 실명제를 쓰고 있는데도 악플이 존재합니다. 더 강화된 실명제를 주장하려면 아예 제 언니 말따마다 오프라인에서도 밖에 나갈때 다 이름표 달고 나가는 거랑 차이 없어요. 그렇게 범죄 걱정되면 다 이름표 써붙여서 옷에 달고 다니는 게 사회를 위해 좋은 거 아닙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차이가 없다고 봐요. 지금 온라인이 과도하게 달아오르는 것은 온라인의 특성과 대한민국의 특성이 만나서라고 봐요. 현재 영화도 그렇죠. 몰리면 다 같이 가서 봐야 하죠. 남이 봤으면 같이 끼여야 하죠. 영화 이외엔 온라인 밖에 없을 거에요. 온라인도 비슷합니다. 누가 이거 보면 다 같이 가서 봐야 합니다. 누가 뭘 알면 다 같이 나눠 봐야 하고, 다 같이 화제로 삼아야 하죠. 미국에서 영화 관객이 급감한 시기의 특성은 영화값 상승과 함께 자동차가 대중에게 보급되고 레저문화가 발달했다는 게 있죠.
저는 지금 한국에서 온라인이 이렇게 달아오른 이유 중 하나가, 다른 밥벌이 이외의 수단이 온라인 밖에 없기 때문이라 봐요. 사실 영화도 드라마도 다 온라인으로 보잖아요? 퇴근 제 시간에 못하고 야근하고, 휴일날 쉬지 못하고 회사 나오고… 나갈 수가 없으니 컴퓨터만 붙잡아야 합니다. 안 그래도 몰리는 현상이 센 나라에서 과열된 것을 식히려면 우선 좀 떨궈놔야하는데, 과연 지금 한국 상황에서 그게 될까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는 악플이나 악포스팅(-_-)의 기본 조건은 험한 말이냐 아니냐가 핵심이 아닙니다. 의사소통의 도구를 쓰면서 의사소통을 거부하는 게 핵심입니다. 사상 종교 철학 등이 달라서 의견교환이 안될 수는 있어요. 그러나 의견교환을 하고자한다면 자신의 논리에 결함이 있는지 없는지 돌아보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런 상식이 있다면 최소한 험한 말이 오고갔어도, 결론을 내리지 못해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악플은 그게 없죠. 악플러는 자기만 버럭버럭 떠들면 되고, 그 떠들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일종의 권리획득을 조장하려합니다. 그게 악플에서 ‘악’의 정체라고 봅니다. 그것이 또다른 의사소통 거부를 불러오고 결국 물때가 특정 장소에 끼듯이 의사소통을 거부한 곳에는 의사소통을 거부한 사람들만 모여 흐려지죠.
의사소통이 없이 일방적으로 떠들려는 자에게는 호반장이 달려가실 겁니다.
(c) C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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