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질] 캐스 뮤직비디오 ㅋ “Cas, Stay.” … + [수퍼내추럴 팬픽션] 선잠 (1)

… 저번에 U2 음악에다가 캐스 뮤직비디오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요. ㅎ… 진짜 했습니다. ㅋ 사실은 만든지 꽤 되는데 여기 올리는 게 좀 늦었어요. ;;
보통 만들 때 음악을 1~2분 정도로 잘라서 만드는데, 이 노래만은… 극처럼 구성되어서 도저히 자를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만 5분 ;;; … 덕분에 나온 장면 또 줄줄이 나옵니다. ㅋ 요즘 이렇게 슬라이드쇼 음악 비디오 만드는 거 재미들렸네요.
우울할 때는 오덕질을 해야 합니다. 네. 이번 주 안에 컵케익도 맛있는 거 찾아낼 거에요. 불끈.

네, 그 오덕질의 일환으로.
어느 분 댓글에 달았는데, 제가 무슨 아이디어가 하나 생각났는데, 그게 날짜 맞춰야(?) 하는 거라서 (설날처럼 지나면 1년 기다리는 거요) 결국 후닥닥닥닥;; … 엑파 팬픽션 경험이지만, 빨리 쓰는 게 이야기에 좋더라고요. 느리게 쓰면 이야기도 느릿느릿…. 사실 졸개 카페 가입해서 이 짓을 해야 하건만 T_t 담 및 네입어 아이디가 없습니… OTL 다음과 네이버 아이디가 없어서 스팸이 적은 거라는 믿음 하나로 – -;;; 근데 대용량 메일이 근래 꽤 필요해서, 어쩔까나 고민은 하면서 여전히 거기 가입은 꺼리고 있어요. 쿨럭
아래는 슈내팬픽 오덕 공간임다.
* 이 글은 미국 드라마 ‘수퍼내추럴’의 팬픽션으로 .. 예전같으면 엑스파일 팬픽션 사이트에 우격다짐으로 넣었겠으나, 이젠 그러하지 아니한 고로 여기에 올립… (이거 핑계지요 -_- 넵)
* 두 편에 걸쳐!!!!!
* 이 글은 CW, 에릭 크립키 제작의 드라마 ‘수퍼내추럴’의 팬픽션입니다. 저작권에 해를 끼칠 의향이 전혀 없습니다.
* 저는 정상적인 여성향과 거리가 백만광년입니다. 그러므로 보통 팬픽션의 무드를 생각하고 오신 분은 광분할 요량이 높으니 부디부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헥헥.
* 이 글의 시간대는 시즌 5 15편 이후입니다. 따라서 최신 에피소드를 안 보신 분들께는 “????????????”의 연속입니다.
* SN420 The Rapture 에피소드 후속(Post Episode)
* 등급: 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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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잠
1.
분명히 악마의 소행이었다. 사람들 몇몇이 홱 돌아서 제방을 무너뜨리려 했고, 수위 점검하러 갔던 국립해양대기국 요원이 그 과정에 강에 빠져 실종되고, 그 사람들은 붙잡히고 나서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하는 사건이었다. 미네소타 주 경찰은 사람들 말은 귓등으로 듣지도 않고 알 카에다의 관련성을 수사하겠다고 공언했고, FBI까지 증원요청을 했다. 다행히 FBI는 직접 오기보다 서류를 보내주면 DC에서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경찰서장은 펄펄 뛰면서 각 언론사마다 인터뷰를 해 주며 현재 미네소타가 얼마나 위험에 처했는지 역설했다. 아무리 작은 언론사, 온라인 언론이라고 해도 말이다. 덕분에 딘과 샘은 나름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저렇게 언론 플레이를 하는 시간에 다른 것을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냥 재미로 그런 걸까?”
“그럴 공산이 높아. 지금이 딱 홍수가 날 시기잖아. 도미노처럼 하나 무너뜨리면 줄줄이 나자빠지는 거지.”
샘은 대답하면서 차에 탔다. 경찰서장은 인터뷰가 극적으로 보이라고 저녁 빛을 받으며 제방 보완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앞에서 여전히 떠들고 있었다. 둘은 제방 주변을 돌면서 정황이 어떻게 되나 살펴봤다. 제방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빙 돌아서 주변을 살펴봤다. 작고 큰 호수가 옹기종기 모인 이곳은 아름다운 경치와 별개로 봄마다 홍수 걱정을 해야 했다. 그때 딘의 눈에 누가 믿어지지 않는 솜씨로 절벽을 타는 것이 보였다. 한 남자가 무언가를 둘러메고 제방을 지탱하는 절벽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차를 세우고 딘이 소리를 버럭 지르자, 그 남자는 더 빠른 속도로 도망갔다. 뭔가 수상하다는 느낌에 샘까지 차에서 내린 순간, 남자 두엇이 둘에게 덤벼들었다.
퇴마 칼로 한 대 치자, 과연. 악마였다. 딘은 당장 성수를 꺼내서 끼얹었다. 그런데 뜻밖이었다. 악마가 놀라기는 했지만, 그다지 해를 입지 않았다. 시커먼 눈에 지금 장난하냐는 표정이 떠올랐다. 딘은 샘이 악마를 때려눕히는 동안 임팔라 경적을 크게 울려댔다. 세 번쯤 울렸을 때, 드디어 사람들이 그 쪽을 쳐다봤다. 몇몇 경찰과 소방대원이 뛰어오자, 악마들은 이를 득득 갈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절벽을 타던 남자도 다른 쪽으로 넘어갔다. 경적 소리를 듣고 온 경찰한테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2.
“성수가 안 들었어.”
“하지만 그렇게 강력한 놈으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둘은 모텔 침대에 걸터앉아 자기들이 뭘 잘못 가지고 왔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분명히 제대로 준비했던 성수였는데, 그게 그렇게 손쉽게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어쩌면 대악마의 부활과 관련 있는 걸까? 하지만 다른 악마들 생각하면 또 그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뭘 빼먹은 걸까 고민하던 침묵을 깬 것은 전화벨 소리였다.
“딘, 지금 어디 있나?”
“캐스?”
카스티엘의 전화였다.
“그건 왜요? 지금 우리도 악마 사냥하느라 뼈 빠진다고요. 지금 뭐 해달라고 하면 곤란…”
“어디 있는지 어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
말허리까지 끊는 것을 보니 안 일러줬다가는 무슨 일 날 것 같았다.
“알았어요, 미네소타 쇼트리버 밸리에 있는 헤이텀 모텔 15호…”
그 말이 끝나자마자 카스티엘이 뒤에서 딘을 불렀다.
“다행이다. 별 일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잠시 좀…”
“캐스? 얼굴이 왜 이래요?”
샘의 말에 돌아보니, 전화기를 집어던지듯 끄는 카스티엘이 보였다. 얼굴이 무슨 총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핏기가 간 데다, 코피가 흐르다 멈춘 듯 했고, 숨을 살짝 몰아쉬며 머리를 흔드는 것으로 보아 어디서 제대로 당하고 온 듯 했다.
“무슨 일이에요? 시간여행이라도 또 했어요?”
“아니다, 샘. 이건 그냥…”
그 순간 샘의 눈이 커졌다. 카스티엘이 입고 있는 셔츠 배 쪽에 갑자기 피가 배어 올랐다. 샘은 기겁을 하고 카스티엘을 붙잡아 앞섶을 펼쳤다.
“당장 윗옷 좀 벗어 봐요! 형! 여기 좀 잡아 줘!!”
“아니, 금방 멈출 거다. 걱정하지 마라.”
백짓장처럼 하얘진 얼굴로 그런 말을 하니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았다. 그 때, 이마에서 갑자기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굴에 상처가 베인 듯이 벌어지더니 피가 슬며시 배어나왔다. 놀란 둘은 당장 코트를 벗기고 자켓까지 밀어 당겼다. 그러자 딘도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어깨, 팔 할 것 없이 온통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자켓을 마저 벗기자, 등 쪽에서 말 그대로 피가 솟구쳐 오르듯 번졌다. 카스티엘은 왜 걱정들 하느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한숨을 푹푹 쉬었다.
“금방 멈춘단 말이다. 그냥 잠시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리가 휘청하더니 누가 누르기라도 한 듯 고개가 푹 꺾였다. 딘과 샘이 양쪽에서 붙잡지 않았으면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강타할 뻔 했다. 샘과 딘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어쨌거나 이 피투성이를 침대 위에 들어 던지는 것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 욕실로 질질 끌고 가서 셔츠를 벗겨 보기로 했다. 조심스레 배 쪽의 피를 닦자, 정말로 상처가 없었다. 다만 어딘가 길게 찢긴 듯이 덜 아문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도대체 셔츠 색깔이 바뀔 정도로 피가 넘치더니만 어디서 나온 것일까.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뭔가 깊게 찔린 듯한 자국이었다. 얼굴을 다시 봤더니만 어느새 상처는 없었다. 그 순간, 샘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여기, 예전에 다쳤던 데야.”
“뭐?”
샘은 피범벅이 된 셔츠를 욕조에 담그면서 멍하니 말했다.
“형, 피 닦았으면 형 옷 좀 줘. 캐스랑 얼추 비슷하지 않아? 암만 정신을 잃었대도 옷은 입히고 침대에 들어 놓자고.”
“지금 너 뭐라고 했어? 다쳤던 데라니?”
“예전에… 캐스가 여기 다치는 걸 봤어. 벽에 튀어나온 쇠꼬챙이에 말 그대로 꿰였더라. 그런데도 살아있더라고. 그 자리야. 틀림없어.”
딘은 멍한 얼굴로 카스티엘을 바라봤다. 얼굴은 여전히 하얬지만, 확실히 아까보다는 살아있는 사람 같았다. 어느 새 얼굴에 났던 상처도 아물어서 약간 부은 것 빼고는 이상이 없었다. 예전에 다쳤던 데가 도로 한꺼번에 터졌던 건가?
3.
샘은 부시럭대다 욕조에서 뭔가 열심히 비비적대는 소리에 깼다. 옷을 열심히 문대는 소리 같았다. 아마도 자기와 가위바위보 해서 진 형이 바닥에서 밤새 뒤척이더니만, 그냥 일찍 일어나 그 셔츠를 빠는 것 같았다. 옆으로 돌아눕자, 딘이 바닥에 매트 한 장 깔고 웅크리고 자는 게 보였다. 당장 머리 속이 번쩍했다. 벌떡 일어나자, 욕실에 있던 남자가 셔츠를 걸어놓고 나오는 게 보였다. 카스티엘이었다. 형 옷을 입혀놓은 데다 둘이 덩치가 비슷하다보니 착각한 것이었다. 자기를 슬쩍 찡그리며 쳐다보는 품이, 뭔가 불만 가득했다. 게다가 걸음걸이도 좀 나사 풀린 듯 했다.
“캐스? 이젠 좀 괜찮아요?”
그 말이 잠시 대답이 없던 카스티엘은 욕실 문에 기댔다.
“샘, 나에요.”
“네?”
“나 지미에요.”
샘은 옆에서 아직도 곤히 자는 딘을 깨울지 말지 고민했다.
“내가 그 정도였어요?”
지미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카스티엘이 피를 줄줄 흘리며 괜찮다고 말하다가 그대로 쓰러졌다는 말에 지미는 자기 팔과 몸을 살펴봤다. 그리고 자기 앞에 있는 커피를 홀짝댔다.
“그런데 깨어나 보니, 지미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지미, 도대체 카스티엘은 어디 갔어요?”
딘의 그 말에 지미는 입을 다물었다. 샘은 지미가 뭘 어떻게 말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둘 얼굴만 쳐다보자 좀 걱정되었다. 그냥 사라졌다고만 생각했는데, 아닐 수도 있었다. 강제로 소환을 당한 것일까?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카스티엘이 그냥 놔두라고 한 건 말이 안 되었다.
“모르겠어요. 정신 차려 보니까 도로 나였어요. 다만…”
지미는 팬케이크에 시럽을 바르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번엔 좀 달랐어요. 저번에는 그냥 기억이 하나도 안 나고 뿌옇기만 했는데, 이번엔… 그거 있잖아요. 꿈도 어떤 건 그냥 꿈을 꾼 것만 기억이 나고, 어떤 건 내용이 기억나잖아요. 이번엔 좀 뭔가 기억이 나요. 어딘지 처음 가 본 곳도 있었고, 예루살렘 같은 곳도 있었고. 행색이 추레한 남자 하나도 기억이 나는데… 좀 소름끼쳤어요. 그리고 한 번은 정말 배가 고팠던 것까지 기억나요. 그런데 이상하게, 깨어나 보니 이번엔 지난번처럼 미친 듯이 배가 고프지 않고, 둘이 정신없이 자길래 셔츠나 빤 거죠.”
딘은 카스티엘이 햄버거를 원 없이 먹었다는 얘기를 하려다 말았다.
“사실 지미한테 햄버거나 사 줘야 하는데, 댓바람부터는 좀 그렇죠?”
“아, 사실 마누라가 얼마나 고기 줄이고 채소 먹으라고 야단을 했던지…”
지미는 그 말을 하다 말고 포크질을 멈췄다. 그리고 칼을 집어 들고 팬케이크를 열심히 썰기 시작했다. 입을 다물어버린 지미와 함께 샘과 딘도 각자 자기 접시를 비웠다. 그 때 샘의 전화기가 울렸다.
“네. 아저씨? 벌써 조사 다 하셨어요? 저희 지금 아침식사 끝냈어요. 모텔 가서 자세히 들을게요.”
“뭐야? 지금 아침 아니냐?”
“잠도 안 오기에 밤새 조사하셨대.”
샘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계산을 했다.
“원래 레드리버 밸리, 롱 레이크, 쇼트리버 밸리 쪽이 봄만 되면 홍수 걱정 하던 데여. 그런데 이번 해는 기상이변이 좀 심혔다. 작년에도 날씨가 좀 거지같긴 혔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어.”
근 2년간 이 주변이 홍수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이번은 아주 제대로였다. 부활절을 대피소에서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이 위험수위까지 올라갔다가 좀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동안 휴교령에 대피 준비령까지 떨어졌다가 해제되고, 이제 좀 마을이 조용하다 싶더니만 악마가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마을 전체가 안 그래도 수몰 위기였다 보니, 이번 사건에 좀 동요가 큰 거지.”
딘의 말소리가 들렸는지 수화기 너머에서 바비가 말했다.
“거기가 올해 기상이변이 속출해서 평소보다 눈이 두 배 이상 내렸다고 혀. 그것 때문에 홍수 위기인 거고. 대피령을 지금은 취소했다고 치지만, 비가 갑자기 내리면 그거 끝이여. 그러니 일기예보 계속 듣고 있어. 악마 놈들이 집요하게 제방을 노리는 거 보니까 아마 사람들이 솥뚜껑 보고 놀라라고 그런 거 아닐까 혀.”
“그런데 도시가 홍수가 나는 게 악마들한테 무슨 이익이 된다고 그래요? 그냥 장난 치고는 지나치게 집착하는 거 아니에요?
갑자기 지미가 껴들었다.
“저거 지금 누군겨?”
“아, 그게…”
“카스티엘 맞어? 천사가 감기도 걸려? 목소리가 왜 저래?”
딘은 어째 바비가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사실 엎친데 덮쳤다고. 저기… 카스티엘 아니에요.”
“누구여? 목소리 비슷허네.”
“카스티엘이 어디론가 가 버렸어요. 지미에요. 캐스 그릇이요.”
이 말엔 바비도 기가 막혔는지 몇 초간 말이 없었다.
4.
셋은 지도를 살펴봤다.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쇼트리버 밸리에 있는 제방을 무너뜨리면, 다른 제방의 물 수위가 최대치로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무너질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만일 이 때 기상상태가 엉망이라면 최악의 사태가 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쇼트리버 밸리 바로 아래에 공업단지가 있지만, 경기침체로 폐쇄된 지 몇 년이니 다행히 사람들 피신시킬 일은 약간 던 셈이었다. 지금이야 쇼트리버 밸리 쪽만 공략하지만, 곧이어 어디로 목표를 바꿀지는 몰랐다. 일단 딘과 샘은 어제 사고가 났던 제방보다 좀 더 위쪽으로 가기로 했다. 둘이 장비를 챙기자 지미가 한 마디 했다.
“참 웃기네.”
“뭐가요? 지미?”
지미는 어깨를 으쓱했다.
“2년 전만 해도 내가 제일 고민한 게 뭔지 알아요? 우리 딸 대학등록금 마련하려고 적금 쌓는 거였다고요.”
딘은 귀를 만지작거리다 행낭을 꾸리면서 일어섰다.
“지미는 여기 모텔에 남아있어요. 아무래도 악마 상대는 우리가 해야겠죠.”
“아뇨. 나도 같이 가요. 나 하나는 챙기겠죠.”
“지미, 이거 쉬운 거 아니에요. 그놈들이 어떤지 알잖아요. 알만한 사람이 왜 이래요?”
“나 혼자 두지 말라고요.”
그 말에 딘과 샘은 서로 쳐다봤다.
“아뇨, 지켜달라는 게 아니에요. 나 혼자 뒀다간,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요.”
그제야 둘은 상황이 이해가 갔다. 솔직히 지금 지미 머리 속에는 홍수니 뭐니 없을 것이었다. 오로지 자기 식구들 생각뿐이었다. 당장 찾아간다고 난리 안 치고 잘도 참고 있는 것이지만, 만일 혼자 둔다면 아내한테 전화라도 걸지 몰랐다. 저번 사건을 당한 지 1년, 집을 나온 지는 벌써 2년이나 지났다. 아마도 아내는 지미가 정말 죽었다고 포기하고 살지도 몰랐다. 사실 두렵기도 할 것이다. 그런 꼴을 당했으니, 그걸 잊으려 살려고 할 것이다. 그런 데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은 기실 못할 짓이지만, 그 못할 짓을 하고 싶을 만큼 간절히 보고 싶었다. 그걸 막아줄 사람들이 필요했다. 딘은 옷장을 열고 자기 윗도리를 건네줬다.
어제 저녁 사건 탓인지 경찰이 좀 더 늘어난 듯 했다. 어제 딘과 샘을 알아본 경찰이 인사하더니 고맙다면서 인사를 하고, 위쪽을 보고 싶다는 둘의 이야기에 선뜻 들여보내 주었다.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간 셋은 지도를 펼쳐봤다. 그러자 샘은 좀 갸우뚱했다.
“형, 저기 멀리 보이는 게… 레드락 레이크지? 오히려 저기가 더 위험해 보이지 않아? 여기  지도 좀 봐. 지금 수위 표시하는 걸 보면, 저쪽에서 사고가 날 때 더 피해가 클 수도 있어. 잘못하다가는 홍수 조절한다고 서로서로 열면 도시 저지대가 꼴까닥이야. 애당초 여기를 노린 이유가 따로 있는 거 아냐?”
그때 차 한 대가 털털대며 오더니 양복 입은 남자가 내렸다. 민간지원팀이 온다더니, 그 사람들 같았다. 네이선 메이어라고 밝힌 그 남자는 공사 점검 전문가라면서 데려온 사람들 몇몇을 소개했다. 자기들은 처음엔 아이들 장난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으로 세 번째나 일어나자, 테러 생각을 안 하는 건 이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사람들 역시 알 카에다는 과장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었다. 메이어는 말하는 중에도 계속 블랙베리를 받고 걸고 문자 치고 하면서 복구 팀이 어디어디 있고 현재 상황을 전달했다.
쇼트리버 밸리보다 레드락 레이크가 더 취약한 게 아니냐는 샘의 질문에, 메이어와 같이 온 남자는 민가까지 가까우니 그게 맞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민가가 가까이 있다보니, 현재 치안이 강화된 상황에서는 무슨 짓을 저지르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지적했다. 꼭 이상한 건 아니었다. 제방을 무너뜨리는 게 말로는 쉽게 들리지만, 실제 무너뜨리려면 압력이 엄청나야 했다. 지원 팀은 보도관제로 해 달라면서, 자기들이 지금 관련 현장사무소를 다 돌고 왔는데, 폭파용 니트로글리세린이 일부 사라졌다는 사실까지 말해줬다. 아무리 경량화를 해도 그런 장비를 옮기고 다니려면 티가 안 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딘이 봤던 남자가 메고 있던 짐도 분명히 그 일부일 것이고, 나머지가 어디 있는지 찾아야 했다. 같이 듣던 경찰은 무전으로 현재 정황을 전했다. 저쪽에서 한참 통화하고 또 뭔가 부지런히 인터넷을 하던 메이어는 자기 양복 바짓단에 점점 진흙이 묻는 것을 보면서 자기가 왜 이런 걸 입고 왔을까 후회를 했다.
“거기 기자 분들. 사실 두 분이 이렇게 정황을 설명해 줘서 얼마나 우리가 다행인지 모릅니다. 우리가 아랫녘에 있는 동안 사고가 날 뻔 했으니, 진짜 내 입장에선 목이 왔다 갔다 한 거라고요. 두 분… 아, 그 옆 친구 분까지 저녁이나 같이 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그 쪽이 저녁 먹을 시간은 될까 모르겠네요. 혹시 새벽 한 시에 먹자곤 하지 말아요.”
딘의 말에 메이어는 씩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손을 흔들고 차를 타고 가 버리는 메이어가 어딘지 간사해 보여서 지미는 속으로 게이 흉내 내는 양아치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경찰은 증원 인력을 어디서 충원해 오나 고민하고 있었고, 지원 팀은 어디 토사가 무너지기 쉬운 건지 비교를 하고 있었다.
딘은 어깨를 털었다. 악마들이 도대체 어디를 노릴지 모르니, 자기들이 나서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호수 쪽을 바라보며 찡그리고 있는 지미에 눈길이 갔다. 참 신기한 것이, 한 동안 카스티엘을 데리고 다니면서 느낀 것이지만, 카스티엘은 정말 눈에 띄었다. 카스티엘이 인간사 잘 모르고 툭툭 말을 던지니까 그렇기도 했지만, 입을 다물고 있어도 사람들의 시선이 꼭 한 번은 지나가곤 했다. 형형한 눈빛부터 뭔가 다른 사람이란 인상을 주는 것인지, 샘 옆에 세워놔도 결코 묻히지 않고 보였다. 워낙 존재감이 크다 보니, 갑자기 나타나면 기절할 듯이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지미는 반대였다. 지미 역시 맑은 눈빛의 소유자였지만, 과묵한 것도 아니고 보통 사람 수준의 호기심과 참견도 할 줄 아는 남자였다. 하지만 정말 눈에 띄지 않았다. 그냥 푹 파묻혀서 있는지 없는지 그 존재 자체가 지워지곤 했다. 모텔 주인이 왜 두 명 계약하고 세 명이냐는 소리를 안 한 것도 그 탓이 클 것이다. 아마도 지미는 그런 남자였을 것이다.
그때, 누가 샘 뒤통수를 때렸다. 샘이 앞으로 넘어지자, 지원 팀 중 한 명이 손전등을 휘두른 것이 보였다. 지미는 그 남자의 눈이 까맣게 된 것을 보았다. 딘이 당장 덤벼들고, 둘이 육탄전을 벌였다. 지미가 샘을 돌려보자 다행히 빗맞았던 듯 샘이 엄청나게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때, 딘까지 때려눕힌 악마가 지미 멱살을 그대로 잡아 올렸다. 지미는 그 손날로 남자의 목덜미를 내리쳤다. 그러자 악마가 비틀대더니만, 무언가를 휘둘렀다. 지미는 왼쪽 허리가 마치 불에 데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붙잡은 손에 힘을 주고 턱을 올려치고선 샘 앞에 집어 던졌다. 기다렸다는 듯 샘이 칼을 들고 덤비자, 악마는 비틀비틀 하더니 그대로 앞에 푹 쓰러졌다. 뜻밖의 상황에 바라보고 있다가 슬쩍 발로 밀어보자, 갑자기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그러다니 자기한테 무슨 그림자 같은 게 덮쳤다며 어떻게 된 거냐며 난리가 났다. 덩치가 산만한 남자가 그러는 게 좀 웃기긴 했지만, 상황이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5.
“샘. 그 남자는 어떻대요?”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아직도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전형적인 빙의 같지는 않던데… 경찰은 뇌진탕 증세가 있고요. 그런데 그 회사, 거 못쓰겠어요. 자기네 이미지 나빠질 까봐 지금 쉬쉬하고 있어요. 지미야말로 괜찮아요? 병원에서 좀 더 있으라고 했잖아요.”
“진통제 먹으니까 지금 아픈 거 잘 모르겠어요. 그런 데 있고 싶지가 않아요.”
샘의 말에 지미는 자기 옆구리 쪽에 손을 댔다. 제대로 칼을 휘둘렀던지 꽤 깊게 들어갔다. 하지만 좀 누르고 지혈하자 그 상처가 점점 나아지는 게 느껴졌다. 병원에 싣고 가자, 병원에서는 아주 중상은 아니라면서 있는 게 더 좋지만 가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딘은 언제 온대요? 저녁까지도 햄버거 먹겠대요? 그거.. 아야.”
“그것 봐요.”
“그냥 옆구리 당기는 정도에요.”
샘은 그런 지미를 바라봤다. 확실히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형이랑 난 저녁 먹고서 다시 거기 가 볼 거예요. 악마들이 자꾸 거기만 노리는 게 이유가 있을 거예요. 지미는, 여기 있는 게 좋겠어요. 아무리 빨리 낫는다지만, 아픈 사람 데려가면 우리가 더 불안하거든요.”
지미는 항의하려는 듯 입을 열다가 고개를 돌렸다.
“지미. 카스티엘이 돌아오는 거… 전혀 신경을 안 쓰네요?”
그 말에 지미는 낮게 숨을 내쉬었다.
“지미는 카스티엘이 어떻게 된 건지 알죠? 이번에는 분명히 알고 있어요. 얘기 해 줄래요? 지미는 싫을 테지만, 우린 카스티엘한테 많이 기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알려주면 좋겠네요.”
한 동안 망설이던 지미는 포기했다는 듯이 말을 했다.
“샘, 잘 맞추네요.”
“뭘요?”
“카스티엘 말이에요. 그 나쁜 놈…”
지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지금 내 속에 있어요.”
샘은 딱히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예상은 못했지만 놀랍지는 않았다. 아까 악마를 집어던지는 솜씨를 보아하니, 분명 그건 지미가 아니었다.
“저번이랑 달라요. 저번엔 나한테서 나간 거였는데, 지금은 내 속에 있어요. 그게 느껴져요. 그래서, 이게 정말… 어쩌면 다 들을 테니, 말도 잘 못하겠네.”
“얘기해요. 캐스가 설마 지미 때리기라도 할까요.”
“지금 우리 둘이 바뀐 거예요. 평소엔 내가 안에서 잠들어 있었다면, 지금은 카스티엘이 그런 거라고요. 정말 이 나쁜 놈이, 왜 하필 필요할 때 꼭 이 모양이죠? 둘이 지금 도움이 필요한데 정작 자긴 숨어 버려요? 사실, 나 정말이지, 지금 당장이라도 저 문 박차고 나가고 싶어요. 클레어 목소리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싶어요. 집사람 얼굴도 보고 싶고. 하지만 못 하죠. 카스티엘이 없으니까. 하지만 카스티엘이 있으면 난 그냥 잠들어 버린다고요. 이렇게 쓸모없는 사람이 또 어디 있어요?”
샘은 딱히 위로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바비 아저씨 앞에선 그 말 하지 말아요.”
그 말에 지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모든 걸 끝내고 싶어도,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죠.”
그 말에 샘의 안색이 변했다. 지미도 그걸 알고 있었다. 샘도, 딘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을 끝내고 싶어도 남들이 놔주지 않고, 그 때문에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최후의 보루이기도 한 것이 이들에겐 없었다. 지미한테 이것은 분명히 기회였다. 자기를 괴롭히는 모든 것을 다 떨칠 수 있는 기회였다. 어쩌면, 자기에게 이런 고행을 선물한 존재까지도 같이 안고 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불안했다. 만일 그렇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만일 카스티엘만 살고 나만 죽는다 쳐요. 그럼 어쩌겠어요?”
“지미.”
“분명 … 클레어한테 갈 거예요. 아뇨. 절대, 절대. 그건 안 돼요. 정말이지, 그 자식이 우리 딸한테 그런 짓을 한 거, 정말 용서 못 해요.”
“클레어는… 아빠와 엄마를 위해서 그런 거예요.”
지미는 그 말에 벌떡 일어섰다. 고개를 돌렸지만 분명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런데 난 뭣 때문에 그랬냐고요. …나쁜 자식. 날 속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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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eplies to “[오덕질] 캐스 뮤직비디오 ㅋ “Cas, Stay.” … + [수퍼내추럴 팬픽션] 선잠 (1)”

  1. 왜 제 시선은 다른 그 다른 그 어떤 것도 아닌 “컵케잌”에서 멈추는 걸까요..허허
    맛난 아이 조우하시면 필히 공유 부탁드립니..

  2. abraxas/ 찾으면 후기를 쓸게요. ㅎ_ㅎ
    jeanue/ 내가 먹어본 건 두 번 다 굿오브닝인데, 많은 분들이 제보를 주셔서 찾아보니 괜찮은 데가 이태원 본점과 서래마을 분점에 있네 ;;; 이게 확실히 크림 맛이 좌우하는 거 같아. 두 번째 먹었던 컵케익은 참으로 T_t 아. 굿오브닝은 현대백화점에는 웬만하면 입점했더라. 걍 미샤 씨를 따라 아스트랄하게 생긴 거나 먹어야겠3

  3. 이제 이틀뒤면.. 슈내 16화 방영인데….
    슈내보다 워리님 팬픽 2편이 더 기다려져요 ㅋ^^

    1. 앗 T.T 세상에. 고맙습니다. 감격의 눈물 주룩주룩이에요. 팬픽쓰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최대의 찬사를 해 주셔서 ;;; 황공합니다.

  4. U2의 음악은 엣지의 몽환적인 기타 선율이 좋아서 듣게됩니다. ^^;

  5. 저두요!! 미샤님하가 제작에 참여하신 에피소드 원해요! ^^
    그리고 캐스와 딘의 전화장면 진짜 눈 앞에 펼쳐집니다. 어쩜 이렇게 형상화를 잘 하세요~!
    팬픽 대화장면들이 막 상상이 되어버리는 걸요.. 아 좋아요 좋아요ㅠ_ㅠ

  6. 김응훈/ 어떻게 보노같은 목소리와 엣지같은 기타, 아담같은 베이스, 래리같은 드럼이 만났는지.. 하늘의 축복입니다. -_-;;
    깜장토끼/ ㅎㅎㅎ 저 정말 미샤 콜린스가 만든 슈내 에피소드 보고 싶어요.. ㅇ엉. 그런데 과연 제작자들이 어찌 생각할런지요 – -;; ㅎㅎ 그렇게 칭찬해주시면… 저 칭찬에 약해요.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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