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글 발견 – Criminal Minds 411 ‘로드 워리어’

 

 

 

뭐 좀 찾느라 뒤지다가 오마나.

옛날에 쓴 감상기 하나가 갑툭튀했습니다. ㅎ 자료 정리겸 해서  올려요.

 

* 경고 : 크마를 본 핑계로 하는 엑파 핥는 찬양기입니다. 주의하세요.

 

 

 

 

크마 Criminal Minds 411 로드 워리어 에피소드 보고… (내용 다 있슴다)
남명희2009.08.13 21:54조회 30 | 스크랩 0

 

네, 미드갤에서 전설로만 듣던 크리미널 마인드의 411 에피소드를 봤습니다.
바로 우리의 빛나리 스키너 부국장을 열연하신 미치 필레지가 나오기 때문이지요…..

 

보고 나니. 후아. 미치 필레지님을 골든 글로브 후보로 올려라!!!!!!!!!!!!!!!!!!!!!!!
사실 엑파에선 정말로 정석 중의 정석인 사람을 연기하다보니 연기력을 알아채기는 힘듭니다.
멀더 역의 두코브니도 사실 하도 나직하게 연기를 해서 사람들이 두코브니가 연기 잘 하는 줄 많이들 모르죠.
스컬리는 가끔 감정적인 역을 징하게 맡다보니, 연기력이 더욱더 상승하는 게 보이는데
(시즌 1의 beyond the sea와 시즌 4의 투병, 5의 에밀리, 6의 밀라그로 등등… 예전도 잘했지만 정말 더 잘하죠)
사실 이 두 사람은 연기를 하는 건지 아닌 건지 싶게 잘 합니다.

 

(여담으로 말하자면 도겟씨는 겨우 두 시즌 하고선 스컬리처럼 온갖 감정연기는 다 했다능)
네, 스포일러 공간 떼느라 별 소리 다 했습니다. -_-

 

 
크리미널 마인드, 줄여서 애칭 크마는 범죄심리분석가 – 프로파일러 팀을 다루는 수사극입니다.
미국 연방수사국에서 1970년대 이후 ‘낯선 사람이 저지른 살인’ 사건을 집중수사코저 생긴 부서죠.
‘행동과학부’ 등의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현재는 ‘강력범죄수사 지원부서’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자, 강력범죄수사 지원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심리분석팀의 역할은 수사지원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강호순 사건 때 (용산사건을 무마하려고 그랬단 소문도 있죠. 사실 수사관 실명과 이름이
공개적으로 나가는 게 좋은 일은 아니잖아요) 진짜 우리나라에서 범죄심리분석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 도움이 되었고, 이들이 인터뷰를 하기도 했죠.

우리의 멀더씨도 여기 출신으로 나오십니다. 허허허허.
크마가 다루는 것은 주로 ‘낯선 사람이 저지른 살인’ – 이상심리를 가진 범죄자가 잘 모르는 사람이나
크게 자기와 연관이 없는 사람을 죽이는 사건입니다. 보통 이런 사건의 범인들은 범행동기 자체가
자기만의 것이어서 남 보기에는 도통 상관없는 사람을 죽이고, 그래서 수사하기가 힘들죠.
심리분석팀이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동기가 뭔지, 범죄자의 심리(criminal minds)와 실세계 사이에
최대한 연결고리를 찾는 거죠.
이번에 우리의 필레지씨가 연기한 사람은… 네, 그렇습니다. 범인이십니다 -_-
(첫 장면부터 친절히 가르쳐주는 친절한 크마씨)
앞에 필레지의 연기력 얘기를 했는데요. 전에 지누님이 어디선가 말씀하셨듯이,
으오. 정말 딱 보자마자 얼굴에 ‘나 문제 있습니다’하고 써 있습니다. 이 배우가 예쁜 마나님과 귀여운 따님과
알콩달콩 재미있게 지내는 거 몰랐다면, 정말 보고 나서 저 배우 어쩌지.. 이 소리 나온다니까요.
이 에피소드는 오로지 필레지의, 필레지를, 필레지가 만듭니다. 한 사람이 황폐해지면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 결과상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는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크마 에피소드 중에 가끔 외려 범인들이 더 불쌍해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데 (전 이거 첨 봐서 몰라유)
이 에피소드도 그 축에 낍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들고 나면 이 주인공이 도대체 몇 명을 참살했는지 세어 봐야겠죠.

 

필레지가 연기한 주인공이 중심이다보니, 어째서 주인공이 그렇게 헤까닥했는지는 알지만
도대체 왜 그게 그지경으로 발달했는지는 명확치 않습니다. 여섯 달이라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 동안
그 사람의 내면에서 그게 어떻게 자라왔는지는 드러나지 않지요.

주인공은 아주 잠깐 현실을 인지하지만, 결국 현실 인정은 마지막 순간에야 갑자기 휙 커버 벗기듯 합니다.
이 에피소드에선 그게 마지막 반전 키워드로 나오죠.
마치 뭔가를 벗겨내듯, 그러자 현실이 제대로 보이는 것.
극심한 충격으로 인해 마음이 피폐해진 사람은 그 고통과 분노와 절망에 눈이 가린 상태라는 걸 보여주죠.
그래서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하고 속으로 침잠하는데, 그게 어느 순간 터지면 주체가 안 되는 거죠.
당사자나 피해자나 말입니다.

 

 

 

필레지가 이번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행동 – 식구들을 증오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교차하는 모순이
정말 지나치게 잘 살아 있어요. 이러지 말았어야 하는데,하는 후회로 여섯 달을 살아오면서도
정작 그 무게에 짓눌려 말 한마디 제대로 안 한 게 분노로 화하는 복잡한 심리,
자기가 뭘 했는지 알면서도 인정하기 싫은 마음, 주변 모두가 자기를 죄어 들어오는 강박감 등이
온 얼굴에 드러납니다. 보는 사람이 진짜 안스러워요.

 

그러니 결론은…. 골든 글로브 기자님들하. 안목을 믿겠삼….

 

 
* 추신:
제가 뭐 그닥 많이 아는 건 아닌데요. 그래도요. -.-;;;;;;;;;;;;;;;;;;;;;;;;;;;
이 에피소드 보면서 실제 유형이 좀 섞였단 느낌이 듭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연쇄살인범이기보다
망상증 환자거든요. 아마도 분석팀이 날아갈 시간과 이유를 주느라고 연쇄살인을 하게 둔 거 같은데,
사실은 에피소드 중간에 보여준 행동 – 무차별 대량학살이 좀 더 순리에 맞죠.
그래서 에피소드 안에서도 행동이 좀 비뚤비뚤한 걸 지도 모릅니다. ^^;;

 

 

* 추신 2:
크마 전 이거 처음 본 건데요. 그래서 이게 크마 평균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래도요.
………. 엑파는 왜 이리 연출 잘 한답니까.
사건이 달리는 차에서 일어나다보니 차량추격 장면이 꽤나 나오는데요. 보면서 엑파 6X02 Drive 생각 나더이다.
그리고 깨달았죠. 으어어어어. 롭 보우만 님하 짱이셈. Drive 에피소드 말이죠. 그거 만든지 10년 지났어요.
그런데도 지금 보면 연출력과 그 편집실력이 하나도 낡지 않았습니다.

 

크마에 나오는 그 추적장면. 솔직히 나돈없으니이리찍었삼그러니이해해주삼 이게 딱 보여요.
보통 액션 장면을 찍을 때요. 스턴트맨들이 하는 건 아주 좋거나 – 그저그렇거나 두 개 정도입니다.
엄청나게 연구하고 돈들이고 공들여 하는 게 아닌 이상은, 스턴트 안무가 거기서 거기란 얘기에요.
진짜 박진감을 가르는 건 그걸 화면을 구상하고 찍고 편집하는 실력입니다.

 

Drive는 약간 유리하긴 했습니다. 차 안에 사람이 둘 밖에 없으니 그 둘 사이에 주고받는 것보다는
차 바깥의 상황을 정교하게 편집해도 될만한 핑계가 있고요. 그리고 극장판 찍은 감독이 바로 극장판 다음에
만들었기 때문에 지원을 팍팍 받을 수 있다는 거였죠. (이거 무시 못합니다) 그리고, 크마는
추적장면 자체가 더 두드러지면 안되는 에피소드였어요. 추적장면보다는 그 상황을 만드는 사람에
더 집중해야 하다보니 스턴트 안무에 크게 신경을 못 쓰죠. 보고 나니 주인공의 황폐한 표정이 남아야지
추적장면이 남으면 곤란하잖습니까? -_-;

 

 

하지만. 크마는 10년 후 작품이라고요 -_-;;
오로지 추격 장면 안무는 끼익 소리내며 90도 각도로 꺾어지는 거 밖에 없고…. (한 번은 오른쪽, 한 번은 왼쪽?)
초반의 엄청난 사고는 이미 여러 영화에서 보던 각도까지 같은 장면이고요.
(이 에피소드 보신 분들은 바로 Drive 다시 보세요. 정말 엑파가 카메라 각도, 크기 잡기 등이 탁월하게
다른 영화와 차별되는 걸 아실 겁니다)

 

그리고 정신분열에 시달리는 그 장면의 특수효과… 아아 님들하. 이 에피소드에서
어쩌다가 주인공이 그리 심각하게 망가졌는지 그 과정이 잘 들어오지 않는 것도, 확실히 어딘가
조악한 특수효과 덕이 큽니다. 그걸 메꾼게 연기력이지만요. 두 번 봤는데, 두 번째 보니까 확실해요.
망상 장면은 우우우우우웃길 수도 있는데, 바로 들어가는 주인공 표정 때문에 넘어가더라고요.

 

크리스 카터의 다른 시리즈 <밀레니엄>을 보면 쫌 과도하게 망상 장면을 넣긴 하는데요.
그래도 그 망상이 촌스럽다는 생각까지는 안 들었어요. 아, 사실 시즌 2 마지막회부터
그 망상이나 환상을 다루는 게 좀 막장에 닭살로 달려갑니다… 시즌 3 연출은 사실 꽝이었슴다.
다시 각설하고.

 

마지막에 주인공이 엉엉 우는 장면도 좀 촌스러웠어요. 필레지가 하도 연기를 잘 해서
외려 연출이 촌스러운게 감사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 각도에 느린화면이라. 좀 심해요.
결론은: 엑파는 10년 후에 봐도 잘 만들었다!! 엑파 만세!!!    (쿵 -_-)

 

 

 

2012년에 하는 추신:

… 이 에피소드 연출가가 슈내에서 시즌504 The End 만은 스티브 보이엄이었다능요… 크마도 돈 없지만 열심히 찍는 드라마였던 거에요! ;ㅅ; #토닥토닥

 

 

 

2 Replies to “옛날 글 발견 – Criminal Minds 411 ‘로드 워리어’”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