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영상작품 결산 4편

오랜만에 결산 좀 해 보려 합니다. ㅎ_ㅎ

 

4.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 미국에서는 워낙 히트를 쳐서 차세대 <스타워즈> 지위까지 오른 거 같더군요. 근데 전 이미 <스타워즈>에 마음을 뺏겨서. 여튼 귀엽고 발랄하고 마음 깨끗이 하고 볼 수 있고 그만큼의 보람이 있어 좋은 영화에요. 크리스 프랫이라는 배우를 발견한 것도 좋고요. 스타로드가 폐허된 행성에서 열심히 춤 추는데 위에 떡하니(정말 말 그대로 떠억 하니) “은하수호대”라는 뜬금없이 제목 뜨는 것도 참 좋아요.

 

 

3. 윈터 솔저 Captain America:The Winter Soldier

– 전편인 <캡틴 아메리카>는 상당히 아기자기하고 알콩달콩한 느낌인데 우와, 속편에서… 대단합니다. 점점 ‘속편이 전편만큼 좋은 영화’ 목록이 늘어나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이 영화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좋아요. 액션의 무게감이 상승하는 체험을 하는 거요. 그리고 캡틴의 성격도 좋고요. 매사에 늘 쓸데없이 진지하지만 고뇌하는 모습을 과장하지 않는 묘사도 좋고요. 미국 영화들이 은근히 유행을 일제히 따르는 편인데, 전세계적인 감시망체제와 빅데이터를 통한 예측시스템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생각하게끔 하는 것도 좋고요. 불쌍한 건 시즌 중간에 이야기 개박살 난 <에이전트 오브 쉴드>… 콜순이와 쉴드 요원들 어째요. 그러길래 애시당초 <에이전트 오브 쉴드>는 ‘콜순이와 요원들의 야근일지’ 이렇게 했어야 한다고 주장합뉘다.

 

2. 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 한순이 언니도 좋았지만, 저는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 때문에 봤습니다. 글레이저의 뮤직비디오를 워낙 좋아했는데, 기회 될 때 봐야죠.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서 조스 웨든의 <버피와 뱀파이어> 에피소드 ‘Hush’ 생각도 났습니다. 사운드가 얼마나 영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가르쳐 줘요. 영화 시작하고 15분 정도가 지나야 드디어 대사가 몇 마디 나와요. 근데 그 대사는 영화의 내용하고는 거의 관련이 없어요. 그냥 배경음입니다. 이 영화에서 진짜 내용을 이끄는 ‘대사’는 음악입니다. 화면도 아름답다기보다는 어두침침한 새벽에 뭔가 보이는 게 없고 어른거리는 것에 가까워요. 글레이저도 참 뮤직비디오 암담하게 만드는데, 크리스 커닝햄이 날카롭게 어둡다면 글레이저는 안개같이 스멀거려요. 그래서 차라리 커닝햄의 뮤직비디오가 더 괴기하더라도 더 보기는 낫습니다. 보고 그렇구나 내가 모르는 차원의 일이구나 하고 넘기기도 쉬워요. 근데 글레이저는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현실적이란 얘기가 아니라, 그 작품의 잔상이 계속 주변을 떠돌아요. 영화 <언더 더 스킨>도 그런 편이에요. 모호하게 모든 것이 떠돌 뿐이고, 마지막 장면은 ‘상승’이 아니라 언젠간 다시 땅에 가라앉을 부유에 불과합니다. 파멸조차 파멸이라 규정하기 어려운 애매함과 잔상, 그래서 보고 나면 참 기분 거시기하죠.

영화 전체가 주인공 여자(소개 읽어보면 외계인이고 이름도 로라라고 나오는데 전혀 영화 중에 언급 안 나옵니다)가 무얼 느끼는가를 시각과 청각으로 변환해서 보여주고 들려줄 뿐이에요. 이 영화는 그래서 극장에서 붙잡혀 봐야 좀 더 효과가 좋습니다. 화면이 어두워서 주변에 빛이 없는 상태에서 봐야 좀 뭐가 보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머리 속에 지나가는 걸 꼼짝 없이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도 그렇고요. 살짝 아쉽다면, 주인공 여자가 겉보기와 달리 속에 뭔가 다른 게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는 정도네요. 하지만 한순이 언니가 이쁘니 다 통과. (사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가 그래요. 명랑한 와중에도 얘가 뭔가 속에 참 다른 게 있구나 하는 인상을 굉장히 주다 보니 이야기가 완전히 경박해지지 않습니다. 물론 배우의 입금 전 – 입금 후 이미지도 있겠지만요 ㅎㅎㅎㅎ)

그래서 소설도 샀는데, 소설은 정말 말 많습니다(!) 해설도 많고요. 설명도 많고요. 정말 구체적으로 모든 걸 구구절절 얘기해 줘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워낙 서럽지만요. 소설 원작자가 영화 보면 워낙 다른 작품이 되어서 놀랐을 거 같아요. 제 입장에선 소설가가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좋아서 DVD 샀는데, 매장 직원이 그 영화 보고 사는 거 맞냐고 확인을 하더라는 -_-;;;; 자기도 봤는데 워낙 충격적이었다고. ㅇ ㅏ … 근데요. 그거 DVD를 샀는데 이럴 수가… 2만원 넘는 정발 비디오에 서플 하나도 없어요 OTL 이럴수가. 배신당했어.

 

 

 

 

1.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Person Of Interest 

– 시즌 3 후반부, 시즌4 초반. 중간시즌 피날레는 아직 좀 남았지만 지금까지 시즌4에서 빼놓을 작품이 하나도 (진짜) 없습니다. 쉬어가는 에피소드로 칠 수 있는 6편 Pretenders 마저도 상반기 걸작으로 쳐도 될 정도에요. 물론 그 에피소드 작가가 트위터에 ‘저 사실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팬걸입니다’ 이러고 신고식을 한 것도 한 몫 했지만요. 으하하하. 뭔가 막 뻥튀기하고 그런 재미가 있는데 그건 다 팬보이 월터 시각에서 처리해서 자연스러웠어요. 아아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는 매 회 베어가 반드시 얼굴이라도 비추는 거 늠늠 좋아요. ㅠㅠ 베어야 스릉한다. 리스와 핀치는 배우 스케줄 문제인지 한 화면 잘 못나오는데, 그래서인지 서로 전화로 꽁냥꽁냥 수갑플레이 등등 장난 아니군요. 크하하하하. 2화 처음에 ‘교수님 야식 먹자’를 ‘사장님 라면 먹고 가라’ 이걸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시즌에 루트와 쇼 공식 커플 인증했다고 생각중입니다. 자기 다신 못 돌아오면 유언을 쇼한테 남겨달라니 루트 양, 핀치 씨를 그렇게 신뢰하시는군요. ‘핀치 당신이라면 리스한테 전화 걸어서 루트랑 쇼랑 얼레리꼴레리 안 할 거 알고 있음’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