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대리 벽지] It’s time to pony up your Cupcakes. + [수퍼내추럴 팬픽션] 선잠 (2)

컵케익 공물을 미샤 씨… 아니 카스티엘에게 바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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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역시 슈내팬픽 오덕 공간임다.
* 이 글은 미국 드라마 ‘수퍼내추럴’의 팬픽션으로 .. 예전같으면 엑스파일 팬픽션 사이트에 우격다짐으로 넣었겠으나, 이젠 그러하지 아니한 고로 여기에 올립… (이거 핑계지요 -_- 넵)
* 두 편에 걸쳐!!!!! (고로 이번이 마지막회입죠)
* 전편은 http://www.worrynet.com/board/tc/1866 여기 있습니다.
* 이 글은 CW, 에릭 크립키 제작의 드라마 ‘수퍼내추럴’의 팬픽션입니다. 저작권에 해를 끼칠 의향이 전혀 없습니다.
* 저는 정상적인 여성향과 거리가 백만광년입니다. 그러므로 보통 팬픽션의 무드를 생각하고 오신 분은 광분할 요량이 높으니 부디부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헥헥.
* 이 글의 시간대는 시즌 5 15편 이후입니다. 따라서 최신 에피소드를 안 보신 분들께는 “????????????”의 연속입니다.
* SN420 The Rapture 에피소드 후속(Post Episode)
* 등급: 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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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보세요?”
“나 바비여. 거기 샘이랑 딘 있어?”
“저녁 먹고 준비하고선 나갔어요. 왜요?”
“지금 시간이 자정이 다 되었는디도 안 와? 그리고 그 쪽은 어떻게 거긴 거기 있어?”
“… 좀 다쳤어요. 무슨 일인데요?”
지미는 유달리 꼬치꼬치 캐묻는 바비의 말을 더 받아주지 않기로 했다. 그럼 그쪽은 지금 이 시간까지 뭐 했냐고 받아치고 싶었지만, 샘 말대로 바비 앞에서 투정부리는 건 삼가겠다고 결심했다. 말을 하면서 옆구리를 보니, 좀 뻐근하긴 해도 어느 새 상처가 다 아물어 있었다. 제발 깨어나지 말라고 속으로 빌고 있긴 했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데도 왜 카스티엘이 깨어나지 않는 건지 불안해졌다.
“내 생각인디, 이거 그저 악마 사건이 아니여.”
“네?”
바비는 산같이 쌓인 기사들 중에서 조그만 뉴스 조각을 집어 들었다. 6년 전 기사였다. 쇼트리버 바로 아래쪽에 있는 공장단지에서 일어난 파업 소식이었다. 그리고 옆을 뒤져 3년 전 단신도 찾아냈다.
“거기서 해양대기국 직원이 하나 실종되었던 거 알지? 그게 좀 마음에 걸려서 찾아봤어. 그랬더니만, 7년 전 환경부에서 쇼트리버 밸리에 조사관을 파견한 적이 있어. 그랬더니만 쇼트리버 쪽 오염도가 상당하게 나왔던 거여. 그래서 그때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파업이 대대적으로 일어났고, 회사는 한 두 해 질질 끌다 사업장을 폐쇄해 버린 거지.”
“그거하고 관계있다고요?”
“직장폐쇄 후에 당연히 소송에 들어갔는데, 그 중에 사분의 일이 소송을 포기하거나 아예 못 혔어. 암으로 죽었거든. 암으로 죽은 사람 중에 마이크 앨런이란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제일 열심히 일했다보니… 지금도 소송이 지지부진 혀.”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지미는 도저히 줄긋기가 안 됐다. 샘과 딘은 이렇게 말해도 대답을 척척 하던데.
“실종된 해양대기국 직원 이름이, 올슨 앨런이여.”
“친척이에요?”
“그럴 거여.”
바비는 몇 가지 자료를 살펴봤다.
“도대체 쇼트리버 밸리만 노리는 이유가 뭔고 생각을 해 봤는디, 이게 아닐까 싶어. 올슨 앨런이 그 공장지대에 들어가 뭔가 다시 발견을 한 거지. 거기에 악마 놈들이 창궐한 거고. 여기까진 쫓아왔지? 자, 이걸 생각혀 보자구. 왜 악마 놈들이 이런 데 개입하겠어?”
“정말 할 일 없는 악마들이란 말 말곤 생각 안 나네요.”
“첨엔 나도 그리 생각혔어. 나랑 손발이 잘 맞는뎌? 그런데 꼭 그건 아니더라구. 그 산업단지가 저번 금융위기 중에 매각되었는디, 인수한 곳 이름이 스타트리플이여. 내가 그걸 보는 순간 기억이 났어. ‘돼지책’에서 국가지원금을 잘못 쓴 예로 다섯 개 정도의 회사를 거론혔는디, 그게 들어가.”
“돼지책? 그거 무슨 시민단체에서 발행하는 거죠? 의회… 거 뭐더라.”
“맞어. 의회 예산집행서를 검토하고 선심성으로 쓴 걸 분석 비판하는 책이여. 악마퇴치서는 아니지만 그에 준한다고 보면 되는겨.”
“그러니까, 갑자기, 회생했다 이거지요. 국민 세금으로?”
“맞췄어.”
갑자기 지미는 뭔가 아귀가 맞는 듯 했다.
“악마가 계약을 맺고 도와주려 했는데.”
“그 회사 임원 쯤 되지 않았겄어? 졸개 악마도 비서로 붙여주지 않았을까 싶어.”
“잘 보니 근래 인수한 산업단지가 하필…”
“소송 중인디, 암만 봐도 패소하게 생겼다 이거지. 그런데 해양대기국 직원이 단단히 결심을 하고 나선 거고. 물론 환경부 직원은 아니다 하지만, 그려도 연방 관련한 직원 아니겄어? 그러면 일이 더 꼬일 거고. 딱 악마가 할 만한 짓이여. 거기를 한 번 자연재해로 쓸어 봐. 조사고 뭐고 없어. 그냥 묻히는 거여. 안 그래도 소송 거는 사람들은 질질 끌면 끌수록 다 병들어 죽을 티고. 그리고 분명히 물바다 된 도시에 구호기금 좀 내놓고 생색낼 거여. 지금 거기 들어간 지원업체 말여, 스타트리플 하청업체여.”
지미는 받아 적던 볼펜을 내려놨다.
“바비. 나 얼른 둘한테 전화할게요. 맙소사. 그게…”
“왜 그려?”
“지금 샘과 딘 말이에요. 지원업체랑 같이 있단 말이에요.”
“지미? 조금만 천천히…”
“샘, 지금 당장 빠져나와요. 아마도 자기들 일에 방해되는 사람들 다 죽이려 들 거예요. 샘과 딘이라서가 아니라, 자기들 일에 방해가 되니까.”
샘은 주변을 둘러봤다.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딘도 난감해졌다.
“어쩌면 여기서 해결할 수도 있어요. 아뇨, 내 말 들어요. 아까 그 남자, 빙의된 게 아니었어요. 조종된 거였다고요. 빙의된 거였으면 그러지 않죠. 내 생각엔, 악마가 들어간 게 아니라 악마가 사람을 조종하고 있는 거예요. 이런 소환마법은 아주 멀리서는 힘들어요. 주변에서 지휘하는 자가 있어요.”
“분명히 부적 같은 걸 가지고 있을 거야.”
딘은 자기가 말하다 말고 무릎을 쳤다.
“아까 그 양복쟁이가 수상하지? 조그만 손 주머니를 계속 들고 있었어. 블랙베리 들고 다니면서 뭘 또 들고 다닌 건가 했어.”
“제발, 딘, 샘…”
지미는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카스티엘이라면 아마 벌써 날아가서 둘 멱살을 잡고서 빼내 왔을 것이었다. 혼자 방 안에 남아 있다보니 가족 생각 이외엔 머리 속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저것 뒤지다가 샘과 딘이 가지고 있는 낡은 일기장도 꺼내서 읽어 봤다. 그 동안 이들이 얼마나 많은 걸 해 왔는지 약간은 짐작이 갔다.
그러자, 만일 둘이 없으면 자기는 어떻게 하느냐는 쓸데없는 생각이 밀려 들어왔다. 만일 둘이 없다면? 정말로 자긴 의지할 데가 없었다. 갑자기 홀로 남겨진다는 공포가 밀려 들어왔다. 천국과도 맞장을 뜨는 이 무모한 형제들이 가까이 하기에 쉬운 사람들은 아니라지만, 곁에 있어야만 했다.
“나도 인터넷 할 줄 알아요. 둘 전화 받는 거 기다리면서 좀 찾아 봤는데, 그 스타트리플이란 회사, 이런 일이 한 두 건이 아니란…”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지미. 잠깐, 그 놈이 와요.”
샘은 전화기를 끄지는 못하고 얼른 끊은 척 아래로 내렸다. 메이어가 초조해하는 표정으로 둘 앞에 섰다.
“진짜 이 시간까지 같이 보초를 서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지금 사람 일손이 부족한 판국이라. 이렇게 칠흑같이 어두운데 어디서 그 놈들이 덤빌지 알겠어요? 그렇죠?”
그때 지미는 수화기 너머로 딘과 샘이 입이 틀어 막힌 듯이 몸부림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작지만 그 양복장이 목소리가 들렸다.
“일손이 부족한 게 너희 덕분이니까.”
7.
“왜 하필 여기 제방이지?”
“거기까진 알 필요 없어. 사실 그게 문제야. 우리 입장에선 무너뜨리고 싶은 게 한 두 개가 아닌데, 꼭 여길 해야 하거든. 그래서 네놈들 눈에 띈 거고. 귀찮은 일이지.”
“니트로글리세린은 네놈들이 가져갔고?”
샘은 핸드폰을 끄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 정도면 지미한테도 어느 정도 들릴 것이었다. 최소한 자기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은 짐작할 것이다.
“이미 저 위에서 대기 중이지. 아주 환상적인 부활절이 될 거야. 아, 이미 12시가 넘었네. 부활절 축하해.”
그 말을 듣고서야, 둘은 지금이 부활절이란 걸 깨달았다. 하도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다보니 날짜 감각도 까먹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모텔에 삶은 달걀 바구니가 군데군데 매달렸던 것 같았다. 얼마 전 성 패트릭 데이를 거하게 즐긴 듯이 온통 초록색 장식품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기에 그닥 눈에 띄지 않았던 것도 같았다. 딘은 머리를 털고 다시 정황을 생각하기로 했다. 이 악마 놈들이 날짜도 아주 제대로 고른 것이었다. 아무리 물난리 경보가 났다고 하지만 부활절 잔치를 안 벌일 수는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흩어지기 제일 알맞은 때였다. 어차피 도심을 물바다로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었고 사람들이 다른 데로 신경만 쓰면 되는 것이었다. 보통 때도 제방에 제대로 인력을 파견할 수가 없을 텐데, 이런 잔칫날에는 더욱 그럴 터였다. 메이어는 둘을 빤히 바라봤다.
“너희들과 늘 다니던 날개 달린 종족은 어디 있지? 아까는 같이 왔더니만?”
아직 이놈들은 카스티엘이 없는 걸 모르는구나.
“천사님은 왜? 천사님의 한 방에 너희가 골로 가는 거 몰라?”
“이거, 서로 그러지 말자고.”
둘은 잠시 긴장했다.
“타락천사가 어떻게 되는지 쯤은 우리도 알아. 우리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지. 쪽수가 있으니까, 걱정 말고. 살아있는 천사의 피와 살을 마음껏 가지고 노는 재미를 놓칠 수가 있나? 어떻게 하면 너희를 찾아오지?”
딘과 샘이 입을 딱 다물자 악마는 피식거렸다.
“안 가르쳐 줄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이런 방법이 있지.”
메이어는 샘의 핸드폰을 나꿔챘다. 지미가 들을 수 있는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메이어는 최근통화 목록을 보더니 대뜸 모텔 번호인 것을 눈치 챘다.
“어느 모텔에 묵었더라? 아. 안녕하십니까. 15호에 묵고 있던 사람들 말이죠. 지금 그분들한테 전할 게 있는데요. 아마 누가 찾아올 겁니다. 그 사람한테…”
8.
지미는 자기 앞에 놓인 쪽지만 바라보고 있었다. 모텔 주인이 전해 준 쪽지에는 ‘해돋이 전, 쇼트리버 현장관리소 북쪽’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 놈들은 샘과 딘에다가 카스티엘까지 덤으로 찾고 있었다. 대충 보아하니, 카스티엘이 힘이 약해진 것은 제대로 알고 있는 듯 했다. 꼭 카스티엘을 죽이려는 것은 아닐 테고, 악마답게 가지고 놀고 싶은 것일 테지. 텔레비전의 날씨 예보를 보자, 다행히 비구름이 다른 쪽으로 돌아갔다며 어느 때보다도 화창한 부활절이 될 거라며 기상캐스터가 수선을 떨고 있었다.
말없이 앉아 있다가 지미는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기도를 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다. 하지만 그저 시간이 흐를 뿐이었다. 지미는 주먹으로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주먹이 벌겋게 부어올랐지만 개의치 않았다. 제풀에 지쳐 헉헉대다 보니, 어느 새 손은 나아 있었다.
해돋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지미는 일어서서 벽장문을 열었다. 자기 셔츠를 꺼내 입고, 자켓을 걸치고, 코트를 입었다. 그리고 모텔 밖으로 나섰다. 밤공기가 서늘했다. 길가를 걸어가자, 몇몇 사람들이 부활절 새벽미사에 가려는 듯 식구들끼리 모여서 가는 것이 보였다. 저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모르지. 지미는 하늘을 올려 보았다. 자기의 치기어린 행동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만일 정말 자기가 바라던 대로 카스티엘을 속에 품고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러면 카스티엘이 그토록 바라던 모든 것은 어떻게 될까. 신도 끝끝내 찾지 못하고, 세상도 구하지 못하고. 그저 잠들어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편히 잠들다 죽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얕게 잠들어 있다면, 파국이 다가오는 것을 막연히 느끼며 잠들었다면. 선잠을 자는 채로 죽어버린다면.
“카스티엘… 이 나쁜 놈아. 우리 식구 지켜준다며. 샘을 절대 넘겨주지 않겠다며? 분명 다른 수가 있을 거라며. 뭘 생각한 거야. 난 정말… 모르겠어.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래서 하겠다고 한 거야. 나도 이 세상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한 거야. 그러니까, 어서 해. 넌 아버지가 찾고 싶지? 그 심정 알아. 나도 정말 아내와 딸이 보고 싶단 말이야. 너 정말 아버지 만나고 싶지 않아? 그러려면 어서 나타나란 말야. 사랑표현에 서툰 아버지만큼 때려 주고 싶은 게 없지. 나도 알아. 하지만 그게 아주 미워한단 의미는 아니잖아? 그 아버지도 사실은 그걸 알고 있단 말이야. 너도 알잖아.”
눈물 흘리는 건 죽어도 싫었던 지미는 얼굴을 들어 올렸지만, 자기도 모르는 새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무것도 못 하는 자신이 싫었다. 화조차 낼 수가 없었다. 카스티엘 속에 있을 때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이제 카스티엘이 안에 있지만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카스티엘도 그렇지. 이젠 악마 하나도 쫓아내지 못하는 신세야. 그래서 나까지 놓아 버린 거고. 카스티엘은 포기한 걸까? 이미 새벽빛은 밝아오고 있는데,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하늘이 짙푸르게 퍼져 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제방으로 걸어갔다. 에는 듯한 공기가 점점 부드러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와 함께 물이 바람결에 찰싹이는 소리가 들렸다. 관리소 건물이 보였지만 그 주변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죽었거나, 악마에 들렸거나 그럴 것이다. 저 위쪽에 있는 강둑이구나. 짐작이 갔다.
제방 위쪽으로 돌아가자, 악마 대여섯과 메이어가 기다리고 있었다. 점점 떠오르는 햇빛에 이들의 모습이 제대로 보였다. 딘과 샘은 멋쩍다는 표정으로 붙잡혀 있다가 지미를 보고 표정이 변했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나타났어도 아직 자기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봤다. 새미는 말없이 그러지 말라고 하고 있었다. 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왔느냐며 원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미는 자기가 뭘 해야 할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기로 했다. 어쩌면 지상에서 쉬는 마지막 숨이 될 지도 몰랐다. 그 마지막 숨으로 무엇을 할까? 아내와 클레어를 만나지 못한다면, 최소한 살리고 싶었다. 그러려면 저 둘이 계속 살아 있어야지.
악마 하나가 웃음을 흘리며 지미 앞으로 다가왔다.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불구 천사라고. 게다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약해졌다는 것도. 지미는 악마와 육탄전을 벌였다.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성수를 뿌렸다. 그때였다. 악마는 얼굴을 움켜쥐더니만 찢어지는 비명을 질렀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한 반응이었다. 진짜로 얼굴이 타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딘과 샘은 놀라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당장 역공에 나섰다. 이 상황에 악마들도 아연해 하고 있었다.
지미는 정말로, 이 악마들을 다 없애고 싶었다. 자기도 모르게 악마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악마는 소리를 지르며 비틀거렸다. 빛과 함께 악마도 꺼져 들었다. 지미는 망설이지 않고 퇴마 칼을 들고 있는 악마에게 덤벼들었다. 그리고 방금 졸개 악마 하나를 때려눕힌 샘에게 칼을 던져 주었고, 샘은 가차 없이 메이어를 해치웠다. 지미와 샘이 나머지를 처리하는 동안, 딘은 메이어의 손에 들려 있던 작은 주머니를 뒤졌다. 과연, 소환마법에 쓰는 부적이었다. 그대로 박살을 냈다. 위쪽을 봤다.
잠시 물이 철썩이는 소리를 빼고 조용해졌다. 셋은 제방 위쪽에서 무슨 큰 일이 벌어지지 않나 긴장했지만, 밝아오는 햇빛에 주변이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참이 지난 것만 같은 그 짧은 시간 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기폭장치를 터뜨리기 전에 악마들이 빠져나간 것이 틀림없었다. 숨을 몰아쉬며 일어설 때, 딘의 눈에 완전히 떠오른 아침 해가 보였다. 그리고 동이 터서 아련해 보이는 빛 속에서 지미가 보였다. 아니, 지미가 보였다가 사라졌다. 일이 다 끝난 잔해 속에서 서 있는 것은 카스티엘이었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내 상태를 잊고 있었다.”
“…캐스?”
“그 말을 못 해서 미안하다. 부활절의 의미는 알고 있겠지? 동트기 전의 새벽이 가장 추운 법이고, 천사에게 사순절은 그런 새벽과 같은 거다. 그리고… 동이 틀 때의 해는 가장 아름다운 법이지.”
이미 악마를 물리칠 힘을 잃은 카스티엘이었지만, 단 하루, 모든 것이 살아나는 부활절 아침에는 모든 것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샘은 어딘지 공평치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순절의 고난을 지미 혼자서 짊어진 게 아닐까. 지미가 어떤 수난을 겪었는지 과연 카스티엘이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신조차 사순절에는 고난을 겪었고, 인간은 그걸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과연 천사는 무엇을 겪었을까. 무엇을 배웠을까. 무엇을 기억할까. 이제 지미는 완전히 잠든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선잠 속에서 헤매고 있을까. 딘이 주변을 살펴봤다. 샘은 완전히 진흙투성이가 되었고 카스티엘만 혼자 멀쩡했다. 정말 제대로 돌아왔구나.
“이거 도대체, 언제 다 도로 닦는 거냐. 새미야, 저것도 챙겨라.”
완전히 흙강아지가 된 딘은 장비를 하나하나 챙겼다. 그리고 차 트렁크에 집어던지듯 넣었다. 그리고 차 문을 열려다가 멈칫했다.
“이 꼴을 하고 임팔라에 탈 수는 없어!!”
딘의 고함에도 불구하고 샘은 척척 걸어가 차 문을 열고 턱 앉았다.
9.
성당 옆을 지날 때 아침 햇빛이 밝게 비추고, 새벽 부활절 미사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셋은 잠시 그 노래 소리를 듣고 있었다. 어딘지 어설프고 화음이 안 맞지만 부활절을 축하하는 마음만은 느껴졌다. 차가 동네를 지나가자 창문 커튼 사이로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부활절을 맞아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준비를 지금부터 하는 것이리라. 몇몇 아이들은 벌써부터 깨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둘이서 흙탕물에 질척대는 옷을 잡아당기는 것을 보던 카스티엘은 차에서 내렸다.
“다녀올 데가 있다.”
카스티엘은 아담한 집 뒤뜰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아침을 부지런히 준비하고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인간은 늘 그런 식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창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면 눈을 뜨고 얼굴을 씻고 식탁에서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 하루는 다른 하루와 다르지 않겠지만 즐겁기를 바라면서.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을 소망하며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랬다.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불만하면서 슬퍼하면서 기뻐하면서, 그것이 사람이란 존재였다. 부활절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작은 하루의 시작을 늘 그렇듯 평범하게 맞이한다. 카스티엘이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미의 부인 아멜리아와 딸 클레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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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eplies to “[카대리 벽지] It’s time to pony up your Cupcakes. + [수퍼내추럴 팬픽션] 선잠 (2)”

  1. 크학학, 제일 끝에 앉아서 눈물을 줄줄 흘리는 아가씨에게 빙의하고 있습니다. 꺄아. >.< 정말 제 심정이에요. 지미....ㅠ.ㅠ 카스티엘이고 지미고 왜 이렇게 불쌍해요, 으흑. ㅠ.ㅠ

  2. 언제나 재미난 카대리 벽지~
    그중 최고는 역시 mr. comatose. 컴 켤 때마다 널부러져 있는 카스티엘을 보는 재미란! ^^

  3. 저도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미샤킹께 컵케이크를 진상하는 아가싸에게 100% 빙의했어요. 으허헝. 미샤킹.

    부활절의 짧은 순간 되돌아 온 힘을 느끼며 카스티엘이 어떻게 느꼈을 지 그리고 보고 싶은 가족에게 갈 수 없는 지미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하면 할 수록 마음이 아파요. ㅠㅠ

  4. ㅋㅋ벽지 센스 우왕굳 >.< 이십니다. 캐스가 나중에 지미네 가족을 보고 서있는건 그 안에서 지미의 마음을 다 알고 있었다는 .. 그런 이야기인거지요 ㅠㅠ? 아윽..

  5. 흑흑 감동적인 팬픽입니다 저도 빨리 팬픽써야할텐데 워리님의 필력에 비해 보잘것 없는 솜씨라 쓰기가 두렵네요 ㅠ.ㅠ

  6. Lukesky/ 마지막 처자.. 제 마음을 다 하여 그렸습니다. T^T 파다다닥 … 저도 제가 쓰면서 ‘너 정말 불쌍하다 얘’ 이랬다능요 -_-;;;
    jeanue/ 옹, 그게 제일 재밌어? ^^; 사실 그게 좀 볼 때마다 감정이입이 잘 되는 벽지…
    소심늘보/ 이번 로마콘 사진이나 비됴 보면, 정말 아아아아악 소리가 저절로 나와요. 흑흑흑. 전 이상하게 시즌 5 초반부터 지미 생각나서 좀 거시기했어요. ‘저럴려고 몸 바쳤다고 생각하면 지미 진짜 짜증나겠다’ 뭐 이런 심정이요 ;;; 작가들이 전혀 지미 생각 안 하는게, 괜히 가엾어져서 ;;; OTL
    밍/ 맞어! 나 로마콘 사진 보면서 쳐 울었… -_-
    깜장토끼/ ㅎ 고맙습니다. 네… 그렇죠. 캐스 지도 양심이란 게 있으면 그래야… 하지 않나요 – -;;;
    Jules/ 허걱 고맙습니다 T^T 제 필력은… 더 잘쓰는 분들 여기 왔다갔다 하시는데요. 그래도 수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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